與 후보추천 서명한 대의원數 전체의 63% - 표로 직결될지 엇갈린 관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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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의 대의원은 1만2천3백93명이다.이들이 오는 21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를 결정한다.이들중 후보추천장에 서명한 대의원은 7천8백여명. 당차원의 공식집계는 없지만 각후보 진영이 밝히는 추천자 숫자를 더하면 대략의 숫자가 나온다.약간씩 부풀려진 혐의는 있지만 어쨌든 주장대로라면 전체 대의원의 63%에 이른다.

그렇다면 한가지 의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추천장에 서명한 대의원이 그 후보를 찍을 것이냐,아니냐다.이는 경선승부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각 후보측은 이에 대한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일단은 찍는다고 보는게 자연스럽다.추천까지 해준 마당에 전당대회에서 안찍는다면 앞뒤가 안맞는다.

오랜 당료생활을 한 조규범(曺圭範)위원장은“대의원들은 일단 자신이 추천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다.그때문에 추천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럴 경우 부동층 대의원은 4천5백여명도 안된다.시.도별로 1백명씩 정한 상한선이 없었다면 거의 모든 대의원들이 추천장에 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이것까지 감안하면 실제 부동층은 거의 없다는 가설도 성립된다.

그렇다면 후보들이 대의원 설득을 위해 신발이 닳도록 뛰고 있는 것은 쓸데없는 노력이라는 얘기가 된다.도중에 사퇴하는 후보가 없다면 1차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도 없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상당수의 후보진영에선“선거종반에는 2파전이나 3파전으로 좁혀진다”고 내다본다.그러면서“이때는 대의원들도 사표(死票)기피 심리가 발동,유력후보에게 몰아주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의원들을 상대로 바닥훑기를 하는 이인제(李仁濟).최병렬(崔秉烈)후보는“추천장 두께가 위원장 지지도를 반영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대의원들의 실제 정서와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공개가 불가피한 추천장 서명과 비공개인 투표는 다르다는 얘기다.

관건은 지구당위원장의 장악력이 될 것같다.인천지역의 지구당위원장들처럼 모든 후보에게 고루 추천서를 나눠준 예외를 제외하고 특정후보에게 추천장을 몰아준 위원장들은 전당대회에서도 자신의 지지후보 선택을 대의원들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대의원들이 따를지 여부가 추천서명과 실제투표와의 차이 여부를 결정지을 것같다.

이와 관련,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 대의원들이 생각하는 위원장의 장악력은 평균 65%였다.장악력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경남의 79.2%였고,서울이 52%,경기가 56%로 가장 낮았다.

대의원수가 제일 많은 수도권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점이 흥미롭다.결국 자신의 소신대로 찍는 대의원들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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