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말하기 평가 대비 어떻게? “원어민 교사와 친해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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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중1~고1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표현 능력의 내신 반영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말하기·쓰기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 대왕중 학생들이 겨울방학에 학교에서 열린 원어민 영어 캠프에 참여해 말하기 수업을 듣고 있다. [최명헌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새 학기부터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의사소통 중심의 수준별 수업과 영어 표현 능력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중학생과 고교 1학년부터 영어 내신 성적에 듣기·말하기·쓰기 평가 비율을 50% 이상, 이 중 말하기 평가를 10%이상 반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말하기 평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아봤다.

올 상반기에 평가 모형 개발

서울시교육청은 올 상반기에 교사용 말하기·쓰기 평가모형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평가 모형은 학교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영어 교수 학습법들을 취합한 자료다. 서울시교육청 최춘옥 장학사는 “학교마다 수업 실정·학습 수준·교과서 종류 등에 맞춰 듣기·말하기·쓰기의 평가 비중을 달리해 이를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항목도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개인별로 취약점을 찾아내고 보완해야 해서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원어민 교사의 참여로 평가 수위의 변화도 예상된다. 학교들은 2010~2012년 모든 초·중·고교에 배치하는 원어민 교사를 평가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높은 영어 구사 능력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발음·어법보다 소통 능력 중시

학교 수업에서 진행되는 말하기와 관련된 영어 교육활동을 살펴보면 평가 방식을 예상할 수 있다. 중1 교육과정은 사물 묘사, 정보의 교환·요약·전달·순서별 열거, 원인과 결과 파악 등으로 구성된다. 중2 과정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자료(실물·그림·표), 일의 절차와 방법, 입장 차이를 다룬 글 등에 대해 묻고 답하기를 한다. 중3은 대화의 요지·자료 내용·물건의 사용 순서 등에 대해 말하기, 일상생활 관련 이야기를 듣고 느낌과 생각 발표하기 등이 주를 이룬다.

고1은 시사 정보에 대한 주제 파악·요약 전달·내용 교환, 주제 관련 의견 발표·역할극 구성 등으로 진행된다. 서울 신림중 김선미 교사는 “평가 중요도가 과거 발음·어법에서 의사소통 능력으로 바뀌었다”며 “다양한 표현과 내용을 구사하는 유창성을 중시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쓰기 평가 기준은 교과서

말하기는 흔히 문법·어휘·유창성·발음 억양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한다. 교사들이 좋은 점수를 주는 일반적인 심사 기준은 올바른 문장구조와 어순, 적합한 시제 사용, 주제와 관련된 용어 선택, 명확한 발음, 질문에 대한 주저 없는 답변 등이다.

주니어 스피킹 시험(JET-S) 평가 개발을 담당하는 YBM시사의 하금수 부장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학생이 기본적인 어법과 어휘력으로 상황에 대해 적절히 설명할 정도면 우수한 수준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끔 문법적 실수가 있어도 의사소통에 방해되지 않고 자기 의견을 잘 전달하는 능력을 높이 사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시험의 내용과 방식은 중학교는 주로 교과서의 대화 지문을 암기해 발표하거나 역할극을 통해 평가한다. 고교는 교과서에 나온 주제를 다룬 유사한 지문을 주고 과제 수행이나 인터뷰로 진행한다. 서울 원묵고 김종영 교사는 “영어 교과서 및 원어민 교사와 친해질 것”을 강조했다. 교과서와 원어민의 관점이 쓰기·듣기·말하기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 교사는 “교과서 내용을 다양하게 구성해 보는 한편 원어민과 함께하는 방과 후 학교나 방학캠프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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