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긴 사람도 치매 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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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가방끈이 길수록 대뇌 속에 플라크가 덜 생기고 뇌손상시 회복능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학설과 정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러시대 병원의 알츠하이머병 센터 로버트 윌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최신 연구다.

러시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병과 교육 수준의 상관 관계를 규명한 종전의 연구에 비해 모집단의 규모가 훨씬 크고 연구 기간도 훨씬 길다고 말한다. 6500명을 대상으로 최고 14년까지 연구했다. 인지 능력에 대한 테스트도 3년마다 한번씩 실시했다. 인지 능력에 대한 검사를 두번 실시해 그 차이를 비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적어도 3~4차례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인지 능력 테스트를 3~4차례 실시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변수의 영향 때문에 일관성이 결여된 결과가 나왔다는 게 러시대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인종, 그리고 노화와 관련된 심장병ㆍ고혈압ㆍ뇌졸중ㆍ당뇨병ㆍ암 등의 만성 질환 등의 변수들은 연구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듀크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마이클 엘러스 교수는 교육 수준과 치매와는 무관함이 밝혀졌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대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75세인 엘러스 교수는 낱말 맞추기 퍼즐도 자주 하고 매일 뉴욕타임스를 읽으면서 대뇌 훈련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일 발행된‘신경학’(Neurology) 저널에 수록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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