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 코사이 유타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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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경제의 부진은 구조조정이 지연된 결과다.” 지난달 30일 삼성경제연구소 창립11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참석차 한국에 온 코사이 유타카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0년대 들어 미국경제는 활력을 되찾은 반면 일본경제가 침체된 원인은 무엇인가.

▶70~80년대만 해도 반도체.전자.자동차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성장산업이 정보통신.소프트웨어쪽으로 바뀌면서 미국은 기술혁신을 통해 우위를 차지했다.일본은 이같은 구조조정에 뒤진 것이다.

-산업구조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차이가 났다는 뜻인가.

▶일본경제는 앞선 자를 따라잡는 것은 잘하지만 신산업을 개발하고 모험적인 분야에 도전하는데는 약하다. 이것이 일본경제의 약점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면에서도 미국과 다르지 않는가.

▶기능의 축적 및 훈련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아직도 종신고용제가 유효하다. 그러나 정보통신.소프트웨어등 신산업에서는 개인적인 창의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유연한 고용구조가 유리하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성격은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처럼 산업별로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성과 유연성에 균형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규제완화는 얼마나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가.

▶외압에 의해서 아닌,처음으로 일본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저항도 있지만 여론은 개혁을 원하고 있다. 하시모토정권은 과반수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도 개혁은 계속 할 것이다.

앞으로 1~2년이 일본으로서는 개혁의 찬스가 될 것이다.

-규제완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관료,기업,정치가로 얽힌 이른바 '철의 3각형'이다. 특히 관료는 자기이익을 지키는데 집요하다. 남윤호 기자

<프로필>

코사이 유타카(香西泰.64)

▶58년 도쿄(東京)대학 경제학부 졸업

▶경제기획청에 들어가 주요 직책 역임

▶87년 이후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

▶주요저서:'고도성장의 시대','전후 일본의 경제개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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