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野 좌파연합 총선 압승으로 정권교체 이뤄질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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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알바니아에서 지난달 29일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야당인 사회당이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이 압승을 거둬 정권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파토스 클로시 중앙선관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잠정집계 결과 사회당등 좌파연합이 수도 티라나에서 19개 의석 가운데 14개 의석을 획득하는등 다수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살리 베리샤 대통령도 총선 패배를 시인했다.겉으로 보기에는 정권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그러나 알바니아의 정국예측은 아직 상당히 어렵다.무엇보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온 베리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베리샤는 지난 3월 비상사태를 선포한후 자신의 지지정당인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2002년까지 5년 임기를 재보장받았다.때문에 그가 총선공약을 지키지 않는다 해도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실제로 민주당 일부에서는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파토스 나노 사회당 당수는 베리샤에게 선거공약을 지켜 즉각 퇴진하라고 압박하고 나섰지만 베리샤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여기다 이번 총선과 함께 실시된 왕정복고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절대 다수가 찬성을 표시해 국가지도자로서 레카1세가 복귀할 가능성도 커져 정국전망이 더 한층 복잡해졌다.

베리샤 대통령을 지지하는 북부와 그에 대항한 남부의 지역감정도 하나의 변수다.나노 당수는 선거운동기간중 북부를 방문할 수 없었으며 베리샤 대통령도 남부에서 연설 도중 총격사태를 겪기도 했다.또한 시민들이 탈취해간 1백만정 이상의 총기를 회수해 치안을 확보하는 문제와 파산 직전인 국민경제를 재건하고 군대와 경찰을 재조직하는 문제도 알바니아 정국향방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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