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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미국 MS社.오라클社 컴퓨터 기부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윈도 운영체제하의 개인용 컴퓨터(PC)와 네트워크 컴퓨터(NC)를 내세우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41)회장과 오라클사의 래리 엘리슨(52)회장이 이제는 도서관과 학교에 컴퓨터 보급을 위한 기부 경쟁에 들어갔다.

지난 23일 게이츠회장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게이츠 도서관재단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의 공공도서관에 PC와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5년간 개인돈 2억달러를 기부키로 하는 한편 MS사는 2억달러 상당의 소프트웨어를 무상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날 뉴욕의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는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사가 미국내 학교에 NC보급을 위해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주도하는 공익단체인'미국의 약속'에 1억달러를 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게이츠도서관측은 당초 이번 기부계획을 오라클사 행사와 같은 날인 2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신문에 누설됐다는 이유로 하루 앞당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오라클측은 자사가 23일 오후 기부계획을 공개하자 MS측이 김을 빼기 위해 발빠르게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엘리슨 회장은“MS는 인터넷에 반응하는데 1년,NC에 반응하는데 6개월이나 걸렸지만 기부에 반응하는 데는 6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비아냥대기도 했다.하지만 이에 대해 게이츠재단측은“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며 당사자인 게이츠회장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어느 쪽 말이 맞든 간에 자신의 회사에 각각 3백50억달러와 75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엘리슨이 도서관과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하겠다는 이번 계획은 색다른 목적을 띤 기부 형태가 될 것이다.

이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기부의 기본 목적 외에 숙련된 인력 양성의 터전을 마련하고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친근하게 인식시킨다는 특별한 목적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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