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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시카고상품거래소, 굽 높은 신발 유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세계무역센터나 에베레스트산처럼 주변보다 높이 솟은 것은 눈에 띄기 마련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굽 높은 신발이 최근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CBOT 거래원들 사이에서는 남의 눈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곳에서 미국채 거래를 담당하는 거래원 해리 예샨은“붐비고 시끄러운 객장 내에서 남의 시선을 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CBOT의'높은 양반'들은 굽높은 신발을 탐탁찮게 여긴다.이들은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지나치게 굽이 높은 신발은 금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한 CBOT 대변인은“이것은 순전히 안전의 문제”라며“거래원들이 넘어져 다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거래원들이 커 보이려고 애쓰는 것은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다.굽높은 신발을 신지 않으면 신장이 6피트가 안되는 예샨은 건장한 체구의 거래원들이 북적대는 객장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늘 신어왔던 나이키 운동화를 다른 구두보다 바닥이 1~1.5인치 더 높은 메이슨사의 까만 구두로 바꿨다.그는 이 구두에 다른 거래원처럼 구두창을 4분의 1인치 더 높였다.

거래원들 사이에 굽 높은 구두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지난 1월 CBOT가 엄청나게 넓은 새 건물로 입주하면서부터다.새 객장이 너무나 커 거래원들은 사고 파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없게 됐으며,그래서 눈에 잘 띄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하지만 모든 거래원들이 굽높은 신발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개중에는 낮고 간편한 신발을 선호하는 이들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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