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겨드랑이 땀냄새도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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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냄새에도 남녀의 구분이 있다. 남성의 겨드랑이에선 치즈 냄새, 여성의 겨드랑이에선 양파 냄새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식료품업체와 화장품업체를 위해 냄새와 향기를 연구해주는 피르메니히(Firmenich)사의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남성 24명, 여성 25명을 대상으로 사우나 또는 자전거 운동으로 땀을 흘리게 한 뒤 겨드랑이에서 땀 샘플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 남성의 겨드랑이에선 치즈 냄새가 났고, 여성의 겨드랑이에선 포도 또는 양파 냄새가 났다. 또 여성의 겨드랑이 땀에선 냄새 없는 유황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유황 성분은 남성에겐 0.5㎎/㎖가 검출된데 반해 여성에겐 5㎎/㎖가 나왔다.

연구팀이 이 유황 성분을 겨드랑이에서 흔히 기생하는 박테리아와 섞은 결과 박테리아가 티올로 바뀌었다. 티올은 지금까지 양파와 비슷한 겨드랑이 냄새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을 이끈 스타켄만 박사는 “설파(유황 성분) 함유량을 높일수록 악취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박테리아 효소가 원래 냄새 없는 선행 물질을 악취로 바꾸는 것이다. 반면에 남성의 겨드랑이 땀엔 무취 성분의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동일한 박테리아에 노출되면 치즈 냄새로 바뀐다.

양파 냄새와 치즈 냄새의 배합 결과 여성의 겨드랑이 냄새가 훨씬 악취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겨드랑이 땀냄새 제거를 위한 데오도란트도 유황 성분을 중화시키거나 박테리아 효소의 증식을 막아주는 새로운 성분을 첨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의 참가자들은 스위스인들이기 때문에 음식과 유전자적 요인이 다른 아시아인들에게도 이같은 냄새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영국 카디프대 팀 제이콥 교수는 “땀냄새를 결정하는 요인은 음식, 목욕제(비누), 옷, 유전자 등 매우 다양하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화학적 감각’(Chemical Senses) 최근호에 발표되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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