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북경에선 천안문앞 10만명 집결 기념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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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베이징(北京)의 홍콩반환 기념행사도 홍콩 못지 않게 다양하고 현란하다.대국답게 하나같이 엄청난 군중이 동원되는 매머드급이다.특히 사회주의 국가답게 모든 행사가 철저하게 준비되고 훈련된 상태에서 치러진다.

30일 천안문광장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10만명의 시민은 행사시작 5시간전인 오후5시까지 지정된 위치에 집결한다.오후10시 정각.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폭죽이 1백20상공으로 쏘아진다.그리곤 갑자기 천안문광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큰북.작은북은 물론 어른키를 훨씬 넘는 태평고(太平鼓)등 각양각색의 북소리가 일제히 울려퍼진 때문이다.'베이징은 홍콩을 축복한다'(北京祝福香港)로 명명된 전야제가 웅장하게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어 홍콩반환의 해인 97년을 상징하는 97개의 홍등이 황홀한 빛을 발하는 가운데 9마리 용이 광장 곳곳을 누비며 승천(昇天)의 춤사위를 그려낸다.6만여명이 연출하는 대형 매스게임과 민속무용이 뒤따라 펼쳐진다.

한창 절정으로 치닫던 축제분위기는 오후11시30분 딱 멈춰진다.모든 움직임이 정지된 채 광장중심부에 설치된 가로 7.5.세로 5 규모의 대형 스크린 3개에서 홍콩에서 진행되는 반환식이 생중계된다.

영국국기가 내려지고 오성홍기(五星紅旗)가 게양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광장내 인파는 중국국가(國歌)를 일제히 따라 부른다.국토의 일부를 빼앗겼던 1백56년 치욕의 역사를 말끔히 씻어내는 순간이다.

그리곤 또다시 적막.광장옆에 세워진 홍콩반환시계탑이 10초를 가리키면 광장내 인파는 일제히“10,9,8…”을 따라 외치고 7월1일 0시가 되는 순간 시계탑 양쪽 2백 길이로 늘어선 발사대가 일제히 불을 뿜으면서 수천발의 폭죽이 상공으로 쏘아 올려진다.천안문 광장은 10만 인파가 뿜어내는 뜨거운 환호와 수천발의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홍콩통일'을 연호한다.

홍콩반환 첫날인 1일의 축제는 집안축제가 주제.각국 대사를 손님으로 모신 잔치다.오후4시 인민대회당에서 축하연을 가진뒤 오후8시 장쩌민(江澤民)주석등 지도부와 각국의 외교사절,그리고 8만여 군중이 참가한 가운데 궁런(工人)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잔치가 벌어진다.

이날 축하연의 백미는'화(火)-수(水)-토(土)'3부작.홍콩의 식민지화와 수복까지의 모든 과정을 그려낸 이 행사에는 중국의 간판스타 궁리(鞏 리)와,류더화(劉德華).장궈룽(張國榮)등 홍콩스타들도 출연한다.

축하행사는 6백여마리의 사자와 8 크기의 거대한 불사자가 화려한 춤사위로 오색 토지를 누비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대형 오성홍기가 운동장을 덮으면서 축제의 불꽃은 어둠속으로 사위어든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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