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기업 독과점 규제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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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기업들의 독과점 행위를 감시하는 기구가 미국 정부에 있는 게 아니라 유럽연합(EU)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생겼다. EU가 제너럴 일렉트릭(GE).마이크로 소프트(MS).인텔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독과점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8일(현지시간) 인텔의 경쟁사인 AMD가 제기한 인텔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몬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의 대변인인 아멜리아 토레스는 "인텔에 대한 조사는 2002년 예비조사를 통해 혐의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으나 AMD가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조사를 재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MS가 유럽에서 윈도를 팔면서 다른 제품을 끼워판 행위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약 6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MS는 이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며 8일 항소를 공식 제기했다. MS는 최장 4년이 걸릴 항소심 재판 중에는 벌금납부를 유예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2001년 미국 정부가 승인한 GE와 하니웰간 400억달러 규모의 합병계획을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불허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EU는 GE와 하니웰의 합병이 유럽 항공우주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낳을 것이라며 합병을 불허했다. GE 역시 이에 불복해 유럽 1심 법원에 소송을 냈으며, 지난달 하순 항소심이 시작됐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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