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지수-제안]③ '자녀 위해서라도 풋볼 관심 가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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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이번 '풋볼 지수' 조사에서 이민 1세 한인들은 풋볼을 잘 모르고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부분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모 세대의 풋볼 무관심은 자녀들에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생의 첫번째 '롤 모델'인 아버지와 풋볼을 공유하지 못한 아이들은 본인이 따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풋볼과는 평생 인연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되는 것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이다.

백인.흑인.라티노계 아이들은 풋볼에 열광하는데 풋볼 지식과 문화를 전혀 모르는 한인 아이들은 또래 집단과 느슨한 관계를 맺을 뿐이다. 특히 누가 굳이 따돌림을 시키지 않더라도 본인이 자발적인 소외를 선택하게 된다.

학창시절 타인종들은 풋볼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교내팀에 합류하거나 주말이면 함께 모여 칼리지나 프로팀의 경기를 시청하기도 한다. 수퍼보울 직전에는 응원 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 팀을 점치는 설전을 벌인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마칭밴드 응원팀 등 교내 인기 동아리들이 풋볼팀을 중심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풋볼에 무관심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야 한다며 공부만을 강요하는 부모로 인해 '그 나이의 재미와 유대 관계'를 자진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도 잦다.

UC어바인에 재학 중인 2세 스텔라 김(22)양은 "고등학교 때 마칭밴드에 가입한 적이 있지만 공부할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부모님의 지적에 관두고 말았다"며 "치어리더를 하던 다른 한인 친구도 같은 이유로 팀을 탈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부모님이 풋볼이나 응원 같은 활동을 '시간 낭비'로 생각해 나중에 타인종 아이들과 점점 장벽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UC리버사이드 소수인종학과 장태한 교수는 "전국적으로 우수한 한인 학생들의 대학 중퇴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어릴 때부터 입시에만 몰입시키는 부모들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교시절 풋볼팀이나 마칭밴드 등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한다면 친화력 조직 적응력 등이 높아져 대학은 물론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위한다면 내 취향에 안 맞더라도 풋볼 지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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