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3사 메인뉴스 연성화 뚜렷 - 방송연구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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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분석적.실증적.연속적이던 저널리즘의 속성이 통합적.감각적.순간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최근 언론의 전반적인 추세다.

TV 3사의 메인뉴스(KBS1.MBC 9시,SBS 8시)도 이런 추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방송개발원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방송 3사의 메인뉴스를 분석한 결과,뉴스의 절반 가까이가 건강.문화와 사건 뒷얘기등 이른바 연성뉴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5백95건의 아이템중 연성뉴스는 48.1%인 2백86건. 뉴스배치도 하루 평균 36건 보도중 7번째부터 15번째 꼭지인 중반부에 집중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1백3건으로 뉴스의 절반 이상(52.3%)이 연성뉴스였다.

이런 뉴스의 연성화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도해 뉴스 관심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큰 사안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고려대 임상원(신문방송학)교수는“주변적인 문제가 중심적인 문제를 대체하게 되고 중심적인 문제도 연성적 접근 방식을 취함으로써 문제 자체를 주변으로 전락시킬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경성기사인 정치관련 뉴스의 경우 정치인들의 갈등등에 초점이 맞춰져 정치에 대한 거부감을 유발시키거나 학교폭력.환각제.변태 사우나 같은 사회성 기사도 현상 나열이나 선정성에 치우쳐 오히려 정보제공의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국제뉴스의 경우 노출이 심한 모델이나 진기명기등 해외토픽류의 기사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어'세계화'와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의 메인뉴스는 30분 정도의 주요 뉴스 중심이다.반면 국내 뉴스는 50분 가까이 돼 정통 뉴스형식에서 벗어나 연성뉴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또 방송사간 지나친 시청률 경쟁도 한몫 한다는 것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방송개발원 박웅진 연구원의 분석이다.

박연구원은 ▶주요뉴스 중심의 시간압축및 심층성 강화▶시간대별 뉴스 섹션화 도입▶특파원.통신원의 적극적 활용등을 통한 국제뉴스 강화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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