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경제>왜 '정보통신'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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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필자는 지난 30년간 경제관료를 지내면서 한국 산업을 지켜보았는데,항상 수년 후를 내다보는 미래산업이 존재해 왔다.이른바'효자산업'으로 클 분야다.

60년대 봉제섬유등 노동집약산업이 퇴조하면서 가전제품등 숙련 노동형 조립산업이 미래산업으로 등장했고,70년대 후반 자동차.조선.석유화학등 중화학공업이 다시 유망업종으로 자리잡았다.80년대에는 반도체등 대량생산형 기술집약산업이 우리 경제의 고성장을 지켜줬다.효자산업은 약5년 주기로'노동력→기계장치→기술'등의 의존형태로 발전했다.정보통신산업은 제4단계 발전과정인'두뇌지식 의존산업'으로 소프트웨어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면 정보통신분야는 왜 우리의 미래산업인가. 첫째,정보통신산업은'빅뱅'이란 말이 따라다닐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는 분야다.시장성장률에서 지구촌 전산업은 연평균 5%,정보통신분야는 10%,한국의 정보통신시장 성장세는 그 2배인 20%다.

둘째,교육문제로 아우성인 우리의 인적자원 풍토에 적합하다는 것.우리에게 토지.천연자원에 의존하는 산업은 어렵고 대규모 장치산업도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그러나 우리는 대학 진학률과 1인당 교육 투자액이 미국.일본과 대등하고 유럽에 크게 앞서고 있어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인 두뇌집약형 인적자원을 풍부하게 가졌다.

셋째,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장치산업등 역대 유망산업은 우리 경제의 대기업 의존을 심화시킨 반면 정보통신은 창의력 의존산업이어서 관료적인 거대기업의 토양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미국의 정보통신기업들은 5~10년내 창업된 중소규모 벤처기업이 아닌가. 넷째,타산업에 보탬이 되는 상승효과를 가졌다.자동차산업의 번창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그러나 정보통신은 모든 산업영역에 경영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적 보완성을 갖고 있다.

그밖에 대기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산업이라는 점과 품질은 향상되면서 가격은 낮아지는 업종으로서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이기도 하다.또한 일자리 창출.경제성장.국제수지 개선등 경제기여도가 가장 큰 산업인 것이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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