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고흥군, 자연부락 경로당안에 어린이집 운영 호평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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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남고흥군이 자연부락 경로당안에 어린이집을 함께 운영,호평을 받고 있다.

노인들은 심심하지 않고 어린이들도 노인들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은 부지확보의 부담을 없애는 효과도 얻고 있다.

이같은 경로당 부설 형식의 어린이집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고흥군대서면 송림마을. 경로당 옆에 26평 크기의 건물을 증축해 3월말 문을 열었다.

보육아동 21명은 부모가 고기잡으러 나가는 낮시간동안 맡긴 3~7세짜리들.노인들은 손자.손녀와 그 또래들이 경로당을 들락거려“정신이 없다”면서도 전혀 싫은 눈치는 아니다.

항상 무료한 분위기였던 경로당에 아이들이 들어오면서 갑자기 활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생일잔치 때는 경로당 노인들도 찾아와 케이크를 나눠 먹고 쌈짓돈을 내놓고 가기도 한다는게 어린이집 교사 김은숙(金銀淑.23)씨의 귀띔. 지난달 7일 문을 연 풍양면 풍남마을에는 처음부터 1층 57평은 경로당,2층 24평은 어린이집으로 설계해 만들었다.

노인들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러 위층에 자주 올라오고,어린이집에서는 어린이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해 아래층 노인들에게 대접하곤 한다.

교사 김진희(金眞憘.28)씨는“어린이들이 노인을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 다른 어린이집 아이들보다 훨씬 인사성이 밝다”며“노인들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화(朴正化)고흥군 사회복지과장은“어린이집을 함께 운영하면서 마을주민들의 경로당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이같은 모델을 앞으로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흥=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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