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종필 총재, 광주회동서 내각제 견해차 못좁힌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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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의'보수 대연합'추구 문건으로 서먹해진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20일 광주에서 회동했다.광주로 향하는 기내(機內)에서 이뤄진 20여분간 밀담에 이어 광주회동으로 이어지는 토막회동이었다.

두 金총재는 김인곤(金仁坤.국민회의)의원의 고희연을 겸한 광주대 27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축사를 했다.

이날은 이례적으로 DJ가 목청을 돋웠다.金총재는 김종필총재와의 대화내용까지 공개해가며 야권후보 단일화에 자신감을 보였다.그는“교육이 올바른 길을 가려면 50년동안 한번도 이뤄보지 못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金총재와 나는 오는 비행기안에서'이번엔 단일화를 이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자민련 전당대회가 끝나면 단일화협상을 위한 수임기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의 연설에는 힘과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그러나 연단위에 앉아 DJ의 연설을 듣던 JP는 이순간 눈을 감아버렸다.시인도 부인도 않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그는 단일화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두 金총재는 이사장실에서 10여분간 밀실 대화를 나눴다.JP측이 자민련 광주.전남지구당 위원장 간담회를 이유로 오찬에 불참하게됨에 따라 한광옥(韓光玉)부총재.지대섭(池大燮)의원등이 즉석에서 마련한 자리였다.밀담후 문을 나서며 JP는“밀담 끝났어”라며 환하게 웃었고 DJ는“기내에서 다 얘기해서 여기서는 확인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DJP회동에 대해 양당은 견해차를 보였다.국민회의측은“두 총재가 향후 단일화협상 일정에 합의한 것 자체가 중대한 일”(林采正정세분석실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한광옥부총재는“(김종필총재가)전당대회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굴 만나든 그것은 일상생활일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여당인사와의 잇따른 회동에 불편한 심기를 감춘채 짐짓 여유를 보였다.

자민련은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조부영(趙富榮)정치발전위원장은“내각제가 돼야지 내각제가 되지 않고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단일화협상의 실질적 내용이 내각제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광주=이정민 기자

<사진설명>

20일 광주대 법인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후보단일화에 따른 서로의 다른 생각을 보여주듯 행사도중 시선을 달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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