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이 사실을 잘 홍보하면 한국으로 외국인 환자들이 몰려들 겁니다.”
그는 한국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지금과 같은 비영리법인 체제에서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한국 병원의 이런 ‘보석 같은’ 역량을 뽐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넬슨 사장은 “의료법이 개정돼 4월부터 외국 환자들을 국내 병원으로 유치하기 위한 영업행위가 허용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병원 경영의 중요성은 사실 그가 몸소 입증해 보였다. 할리우드장로병원은 차병원이 인수할 당시 적자투성이였으나 그가 경영한 이후 건실한 병원으로 거듭났다. 2005년 1억5000만 달러(약 1950억원)였던 병원의 수입이 2007년에는 1억8000만 달러(약 2340억원)로 늘었다. 2006년까지 적자이거나 0에 가깝던 영업이익도 넬슨 사장이 부임한 2007년 440만 달러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넬슨 사장이 수익을 몇 곱절로 늘린 비결은 직원 만족이었다. 우선 ‘컬처(문화)’를 바꾸는 일에 주력했다. 의사를 비롯한 직원 1500여 명의 불만이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수시로 점검했다.
그는 “직원 개개인에게 12가지 질문을 주고 돌아오는 답변을 꼼꼼히 분석했다”면서 “2012년까지 LA 최고의 의료시설이 되는 데 초점을 맞췄고, 리더십을 발휘해 하나하나 실천에 옮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수익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것이다.
넬슨 사장은 양질의 의사를 확보하는 데 병원의 투자가 가장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00명 정도의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던 그의 병원은 지난해 71명의 의사를 더 채용했고, 올해도 20여 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의사 출신이 아닌 넬슨 사장이 의사들을 상대로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의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며 “미국 의사들은 사장과 독립적인 관계여서 지시를 따른다기보다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병원들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병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국 의료진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며 “우선 병원의 경영구조가 건실해야 환자들도 마음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