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리는 신흥시장증시 - 동유럽.남미 활황 동남아 내리막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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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세계경제성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반영해 미국.일본.유럽등 선진국 증시가 최근 동반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데 비해 이른바 신흥시장(이머징마켓)증시는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경제가 신통찮았던 남미.동구권등 후발개도국의 증시기상도가 올들어 완연한'맑음'으로 돌아선데 반해 동남아 증시는 지난해 이후'흐림'또는'비'여서 대조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올들어 세계 40여개국 주요증시의 주가지수 변동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831.57이었던 태국 SETI지수가 지난 16일 현재 511.55로 떨어져 하락폭(38.5%)이 가장 컸다.이어 말레이시아(13.0%).필리핀(12.0%).싱가포르(8.6%)가 뒤를 이어 전세계적으로 지수하락폭이 큰 상위 4위까지를 동남아 증시가 차지했다.

반면 러시아 MTMI지수는 지난해말 359.35에서 16일 현재 717.90으로 두배 가까이 뛴 것을 비롯해 브라질(69.8%).헝거리(53.0%).중국(37.6%)등의 주가가 올들어 급등하는등 동남아 이외지역 후발개도국의 증시가 약진했다. <그림 참조> 미국.독일.영국.프랑스등 구미선진국 증시는 연초 대비 15~30%가량 주가가 올라 지난해의 활황세를 이었고 뒤늦게 증시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일본.홍콩도 6~7%가량 주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21.6% 뛰었다.

증권거래소 박인석국제부장은“80년대말부터 고속성장을 거듭한 태국.말레이시아 경제가 수출부진등으로 성장한계에 부닥친데다 부동산값 폭락,부실대출에 따른 금융위기등으로 경제의 거품이 빠지면서 핫머니성격의 외국인증시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남미.동구는 최근 공기업 민영화등 시장경제원리를 활발히 도입한데 따른 경제성장 기대감으로 외국인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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