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 40~50대 반란 - 슈퍼스타 조용필.폴 매카트니 신곡 히트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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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하루아침에 피었다 사라지는 그저 그런 음악들이 판치다보니 젊은이건 나이든 사람이건 전설적인 노장들의 작품에 새삼 눈길을 돌리고 있다.” 비지스.제임스 테일러등 최근 재기한 70년대 스타들이 좋은 반응을 얻은데 이어 폴 매카트니의 8년만의 신보 '플레이밍 파이'가 발매 첫주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 진입하자 빌보드지는“'40플러스(40대이상)'노장들이 음반산업에 새 활력을 주고 있다”며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하다.댄스그룹들의 부침 사이로 3년만에 나온 조용필의 신보가 꾸준히 팔리며 “가창력 있고 노력하는 가수는 나이에 관계 없이 사랑받는다”는 진실을 확인시키고 있다.

매카트니의 성공은 비틀스 전 멤버란 유명세를 감안하더라도 55세란 나이로 볼 때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블루스.로큰롤.보드빌(소가곡)등 그가 즐겨 작곡해온 장르로 채워진 신보는 “직선적이며 솔직하고,단순하면서 듣는 이의 마음을 채워주는 힘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빌보드는 “자기 마음을 숨김없이 전하는 성실성에 팬들이 반응한 것”이라며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있다.발매 한달만에 20만장이상 팔린 조용필의 16번째 음반도 마찬가지.타이틀곡 '바람의 노래'는 라디오와 콘서트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8일 '자유'콘서트에서 그의 스테이지는 시간이 80년대로 되돌아간 느낌마저 줬다.'미지의 세계로'등 당시 히트넘버가 연주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대부분인 수천명의 청중은 일제히 기립해 몸을 흔들어댔다.그보다 먼저등장한 후배 스타들도 그같은 환호는 받지못했다.

조용필의 재기 성공은 신보가 '판도라의 상자'같은 짜릿한 로큰롤부터 '일몰''애상'등 자극적인 트로트,대중성이 종합된 발라드 '바람의 노래'까지 완벽한 상품들의 라인업이기 때문이다.음반시장의 추세를 억지로 따라가지 않으면서도 세대를 막론하고 좋아할 보편적인 상차림에 성공한 것.끊임없이 대중을 의식하며 부단히 자기음악을 갈고 닦은 절차탁마의 자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반면 최근 신보'블러드 온더 댄스플로어'를 낸'팝의 황제'마이클 잭슨은 빌보드 앨범차트 40위내도 못드는 수모를 당해 두 스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앨범의 미국내 판매고는 아직 1백만장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최고히트작 '스릴러'가 4천5백만장이나 팔린 것을 보면 이 앨범의 실패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년전 낸 '히스토리'에 수록된 8곡을 리믹스로 '재탕'한데다 5곡뿐인 신곡은 달콤하긴 하지만 어떤 새로움이나 힘이 들어 있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잭슨의 '몰락'은 그의 주종목이 속성상 계속 새로운 유행을 창출해야 하는 댄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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