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외국인자금 지난달이후 1조5천억 핫머니냐 장기누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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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핫머니일까,아니면 장기투자자금일까.' 최근 주가상승세속에 외국인들이 전례가 드문 왕성한 매수세를 보이자 이들 자금의 성격을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국내증시가 대세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장기투자에 나선 것이란 견해와 주가를 끌어올린뒤 매매차익을 남기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핫머니(단기투기성자금)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 지난달 2일 외국인투자한도가 20%에서 23%로 확대된뒤 외국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수세를 유지,이달 13일까지 1조5천1백14억원을 사들였다.특히 이달 들어선 순매수(매수-매도)규모가 하루평균 4백억원씩 모두 4천47억원어치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일각에선 외국인 자금을 증시의 장기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들어왔다가 차익실현후 빠져나가는 핫머니적 성격으로 보기도 한다.

그 근거로 국제적'헤지펀드(단기투기성펀드)'인 소로스.타이거펀드가 국내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으며 외국자금의 일부가 말레이시아의 조세회피지역인 라부안을 경유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곽영교(郭泳敎)국제영업팀장은“장기투자성향이 강한 메릴린치.슈뢰더.피델리티등 미국 기관투자가의 유입이 늘고 있다”며“핫머니 성격의 펀드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투자자금의 비중도 10%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증시전문가들은“외국인들이 올해안에 국내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확신하고 투자비중을 높이는 추세”라며“지금같은 활황장세에서는 핫머니일지라도 당분간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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