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되는 약' 알고 보니'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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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렸을 때 집중력이 떨어졌던 한국계 미국인 허모(24)씨는 미국에서 성장하면서 '메틸페니데이트'라는 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했다.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서 '공부를 잘 하게 만드는 약', '머리가 좋아지는 약' 등으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약이다.

그러나 이 약은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과잉행동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50여개국에서 향정신성의약물(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는 지난 3월 발간한 2003년도 보고서에서 인터넷 약국 사이트들이 이 약품을 무해한 약품이라고 광고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약이 의사의 처방전도 없이 강남 일대에서 학생들 사이에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최근 들어 유통망을 추적해왔다. 급기야 지난 5월 말 메틸페니데이트 300여정이 담긴 국제특급우편물을 발견하고 도착지를 추적해 허씨를 붙잡았다.

대학 졸업 후 지난해부터 한국에 건너와 강남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허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 비타민으로 위장한 600여정을 국제우편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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