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競選주자들 입맞춘듯 월 2~3천만원 쓴다고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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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천만원 정도''2천만~3천만원'. 신한국당 경선주자 8명이 밝힌 한달 평균 씀씀이는 대체로 일치한다.한 여당 중진의원은“평의원인 나도 한달에 2천여만원 쓰는데 대통령후보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그 정도 쓴다니 소도 웃을 일”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주자들 중에는 개인사무실을 1곳만 운영하는 주자가 있는가 하면 2~3곳을 운영하는 주자도 있다.개인사무실 없이 의원회관을 선거캠프로 쓰는 경우도 있다.참모들의 수도 진영마다 천차만별이다.

이렇게 제각각인 경선주자들이 월 평균 돈 씀씀이 만큼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이들중 다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방증인 셈이다.

실제 각 주자들이 밝힌 명세를 서로 비교하면 허실(虛實)이 적지 않다.이회창(李會昌)대표측은 당 대표실에 배정된 예산 3천만원을 제외하고 월평균 2천5백만원 안팎을 쓴다고 했다.사무실 두 군데(이마빌딩과 부국증권)의 임차료 1천만원과 운영비 1천만원이 굵직한 지출항목이다.여기에 무보수직을 제외한 일부 직원들의 인건비 7백만원이 추가된다.개인활동비는 들쭉날쭉하다고만 밝혔다.

이수성(李壽成)고문측도 2천만원 정도를 쓴다고 했다.그러나 李고문은 사무실 2곳(비서실과 공보팀)을 친구가 무료로 빌려줬다고 밝혔다.때문에 지출의 대부분은 경조사비등 개인활동비와 홍보활동비로 쓰여진다는 것. 김덕룡(金德龍)의원의 경우는 2천5백만원+α를 쓴다고 밝혔다.광화문사무실 임차료 1천3백66만원에 사무실 유지비와 인건비 1천2백만원을 합친 액수다.개인활동비에 대해선 역시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 세 주자 진영이 밝힌 금액을 토대로 볼때 일단 경선주자들의 돈 씀씀이는 임차료를 포함한 사무실 운영비와 개인활동비.인건비가 주류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조직가동및 위원장.대의원 설득에 드는 돈은 포함되지도 않았다.엉터리 경비임은 단박 드러난다.

특히 이중에서도 개인활동비의 경우'대외비(對外비)로 간주하는 주자가 적지 않다.

이수성고문과 최병렬(崔秉烈)의원은 월 지출비로 밝힌 금액의 대부분을 개인활동비로 쓴다고 말해 주자들의 개인활동비 규모를 다소나마 짐작케 했다.

A주자의 한 참모는“하루평균 경조사가 10건일 경우 건당 5만원씩만 잡아도 50만원”이라며 “그렇다면 경조사비만 한달에 1천5백만원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귀띔해 개인활동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을 시사했다.

실제로 경선전 시작과 함께 대인접촉이 많아지는등 개인활동비와 조직가동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대부분 주자들이 적어도 한달에 몇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쓰고 있다는게 당 주변의 통설이다.

이러다보니 일부 주자들은 자금을 조달하는데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의원신분인 李대표,이한동(李漢東)고문,金의원,崔의원등은 후원회가 공식 자금원인 경우다.

반면 의원신분이 아닌 이수성.박찬종(朴燦鍾).이인제(李仁濟)지사등은 동문 기업인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다만 李지사는 자금원의 하나로 3억원이 넘는 예금통장을 꼽기도 했다.

주자들은 무보수 자원봉사 참모들을 활용한다고 주장한다.B주자를 수행하는 李모변호사는 변호사사무실을 휴업한 채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C주자의 비서실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까지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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