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특별한 만남···'현종이형! 꿈 이루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주중앙"한국 수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

2007년 샌프란시스코 미주체전 수영종목에 OC대표로 참가 5관왕에 오르며 선수단 종합우승의 주역이 됐던 김현종(29)씨는 19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한국 수영대표 출신 최초로 미국 대학 강단에 도전하는 김현종(오른쪽)씨가 지난 19일 동계훈련차 LA에 머물고 있는 박태환 선수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동계훈련차 LA에 머물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를 만난 것.

한국 수영대표팀 선후배 사이인 김씨와 박 선수는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모처럼 중흥기를 맞은 한국 수영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수구 국가대표를 지낸 김씨는 전북체고 재학중이던 1996년 16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수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후 한국체대 국군체육부대 경상북도팀을 거치는 동안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놓치지 않았다.

김씨는 2003년 당시 중학생이던 박 선수를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났다. 대표팀 막내였던 박 선수는 인사성이 밝고 심성이 착해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한다. "제가 후배들한테 허물없이 대하다 보니 태환이하고도 친해졌지요. 힘든 일도 많이 털어놓는 사이예요."

김씨는 아시안게임 2회 아시아 선수권 3회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3회 출전하는 등 한국 수구와 영욕을 함께 해 왔다.

2006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이 14년만에 동메달을 따는 데 기여한 김씨는 유학을 결심하고 이듬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차 목표는 한국 수영대표 출신 1호의 미국 대학교수다. 장기적으론 한국으로 돌아가 선진 수영국인 미국의 수영 이론과 실기를 후배들에게 전수 한국 수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한국에선 수영이 비인기종목이잖아요. 실업팀이 생긴 것도 7년 전 일이예요. 지금까지 수영 대표선수가 유학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모교 한국체대에서 스포츠 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김씨는 UCLA 랭귀지스쿨을 다니는 동안 학교 클럽팀에 가입 수구를 하며 경기감각을 유지해 왔다.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귀국 소속팀 또는 대표팀에 소집돼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해 10월 전국체전에서 경상북도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한몫 했다. 오는 3월~4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도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씨는 요즘 남가주의 한 스포츠 대학교에서 수영 과목 강의를 맡는 것을 타진중이다. "미국과 한국 수영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싶어요. 미래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박 선수는 쉽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김씨에게 "현종이형이 한국 수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현종이형 파이팅!"이라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USA중앙(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