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구내 變死 이종권씨 프락치 혐의 조사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난달 27일 새벽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채 발견된 이종권(李鍾權.25)씨는 신분을 감추고 전남대 교내 동아리에 가입,보름 정도 활동했으며 숨지기 전날 남총련 간부들로부터 프락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오후 경찰에 자진 출두한 용봉문학회 간부 具모(19.사범대2년)양등을 조사한 끝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具양등은 경찰에서“李씨가 지난 5월9일'전자공학과에 다니는 박철민'이라는 이름으로 동아리에 가입,2주 가량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같은달 26일 오후8시30분쯤 남총련에서 활동해온 이승혁(가명.경영학과 91학번)이라는 동아리 선배에게 李씨가 학생신분인지에 대해 조사해주도록 요청했다”고 진술했다.이들은 그러나“이승혁씨는 李씨를 조사한뒤 타일러 보냈다고 했다”고 말했다.이들은 특히“당시 학생회관에서 일부 학생이'프락치가 잡혔다'는 말을 했으며 고함소리가 들리기도 했다”고 밝혀 당시 李씨가 프락치 혐의에 대해 조사받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李씨가 지난달 26일 오후8시30분쯤부터 숨진채 발견된 27일 오전3시30분쯤까지 경찰 프락치로 오인받아 조사받는 과정에서 집단폭행당해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李씨는 95년 광주 송원전문대를 졸업한후 일정한 직업없이 지냈었다.

한편 경찰은 잔디밭에서 신음중인 李씨를 발견해 신고했다고 진술했던 全모(27.전 S대 학생회장)씨등이 李씨의 죽음에 결정적 단서를 쥐고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주=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