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반성 없이 철거민에 책임 전가 급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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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中) 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혜영(左)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형수 기자]


의총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정세균 대표는 “이번 일이 철거민 때문에 일어난 것인 양 호도하고 책임전가에 급급한 것이 한나라당과 정부”라고 비난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의원들이) 귀향, 의정 보고 활동에 바쁘실 텐데, 정부·여당의 태도에 반성과 대책이 없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의총을 소집했다”고 했다. 그는 “분노하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표시할 길을 생각하다 검은 넥타이를 맸다”며 당분간 검은 옷을 입거나 조의를 표시하는 리본을 달자고 제안했다.

김희철 의원은 “뉴타운에 사는 주민이 72만 명인데 개발이 완료되면 58만 명만 살고 14만 명은 쫓겨난다”며 “그분들이 대책 없이 다른 재개발 지역으로 가는 악순환을 거듭하다 생명을 걸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어떻게 싸울지 기대”=정 대표는 오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DJ는 용산 사건과 관련, “불법만 내세워 사람을 잡아가는 건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 정치라는 게 가난한 사람을 위한 거지, 잘사는 사람을 위해 정치가 무슨 필요가 있나”고 말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DJ는 또 “민주당이 용산 사건에서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국민이 민주당에 대해 큰 기대를 할 것”이라며 “모멘텀을 타고 2, 3월 잘하면 4월 (재·보궐) 선거도 서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날 용산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 병원도 방문했다. 

백일현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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