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육아' '관절염 투데이' 미국 잡지들 틈새찾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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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월간 흑인육아''아시안 여성 스타일''관절염 투데이'-. 미국에서 최근 인기를 얻어가는 잡지들이다.이들 잡지는 이름처럼 소수인종이나 특정 질환자등 일부계층을 독자로 겨냥한 것이 특징.오래전부터 일반종합잡지는 과포화상태고 컴퓨터.골프.홈패션등 취미전문잡지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면서 이른바 새로운'틈새찾기'전략이 잡지업계에 등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흑인은 소비성향이 높고,히스패닉 이민인구는 계속 늘어난다.만성질환자에게는 자신의 병 얘기 만큼 관심있는 분야도 없다.이에 따라 과거같으면 인종별 커뮤니티나 비영리 의료.자선단체등에서나 관심을 가질 만한 유형의 잡지들에 상업출판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흑인여성을 위한 잡지'에센스'의 경우 이미 1백만부를 넘어섰고 히스패닉 여성용'라티나'도 현재는 20만부 정도지만 조만간 50만부를 돌파할 것같다는 전망이다.흑인용으로는 이밖에도 육아잡지인'블랙 차일드',남성교양지'블랙 엔터프라이즈',여성잡지'투데이스 블랙우먼'등이 있다.

또 히스패닉용으로는'모데르나''라티나 스타일',아시안계용으로는'아시안 아메리칸 스타일'등이 나와 있다.

미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현재 흑인인구는 3천4백만명,히스패닉 2천9백만명,아시안이 1천만명에 이르며,그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들 잡지의 장래성은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특정 질환자용 잡지로는 에이즈 환자들의 동반자를 자처하는'포즈',각종 신체장애인들을 위한'위(We)',유방암 환자를 위한'맘',관절염 환자용'아스라이티스 투데이'등이 있다.이 가운데'아스라이티스 투데이'는 11년전부터 발행됐으나 나머지는 모두 최근에 창간됐거나 곧 창간될 예정('맘')이다.이들 잡지는 월간 또는 격월간이며,부수는 10만부 안팎이다.

이들 잡지는 여러가지 치료정보는 물론 해외여행.실내인테리어.재산 불리기등 일반적인 읽을거리도 풍부하게 다룬다.미 출판계에서는 이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해 자칫 잡지의 성격을 어정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앞으로 전문정보와 일반기사간 조화를 어떻게 이뤄나가느냐가 새로운 잡지영역 구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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