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할인서비스사 운영 이창희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서울 물가를 10% 낮춰놓겠습니다.” 재정경제원장관의 취임 인사가 아니다.서울시장의 공약도 아니다.'단돈 2억원'과'봉이 김선달'같은 아이디어 하나 뿐인 34세 노총각의 사업계획이다.

최근 일간지에 대문짝 만하게 광고가 나오는 ㈜이창희할인서비스의 이창희(34)사장. 관동대 무역학과를 나와 대한항공에서 2년9개월간 근무했고,'이창희 렌트백서비스'라는 여행용가방 렌털업을 국내 처음으로 시작,전국에 17개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게 그의 이력의 전부다.하지만 그의 포부를'무슨 객쩍은 소리냐'고 치부해 버릴 수만도 없다.이미 분당신도시 주민 1만5백여명이 가계지출을 실제로 10%쯤 더는 이점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장원.음식점.빵집등 분당지역 중소업체 4백여곳을 가맹점으로 확보하고 소비자들에게 이창희 할인서비스 카드를 1만원에 판뒤,이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1년간 가맹점에서 10% 할인혜택을 받도록 하고있다.이씨는 여세를 몰아 지난해말부터 서울지역 90여개 업종.3천3백여 업체를 가맹점으로 추가 확보,이번에는 3만5천원(유효기간 2년)에 할인카드를 팔겠다고 나섰다.

TGI프라이데이.한국관.정철외국어학원.아주관광.박준미장원등 대형업체들까지 포함,지하철 24개 역세권을 중심으로 골고루 가맹점이 있는데다 인터넷(주소:www.leechanghee.co.kr).천리안(LCHDCSVC)등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매일 새로운 자료를 추가했다. 인천.안양.수원.익산등 6개 체인점까지 포함하면 가맹점수가 5천여곳이나 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남의 물건을 제것인양 값을 깎아주겠다며 원가 3천5백원도 안되는 카드와 책자를 3만5천원씩 받는게 대동강물 팔아먹은 김선달같다”는 지적에“나는 고객들에게 카드만 제시하면 당장 10%의 금전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혜택을 주고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가 벌이고 있는 할인카드업이나 여행가방 렌털업등은 모두 별 밑천없이 아이디어와 신용만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사업을 본격화한 후 다른 곳에도 뛰어들어 현재 유사한 카드가 30여종 나와 일부 지역에서 통용되고 있다.제한적이긴 하지만'소비문화의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