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 로큰롤 대통령 - 대중음악전문 TV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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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4일 대중음악 전문 유선TV방송 VH1에 출연했다.클린턴은 사회자 칼리 사이먼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로큰롤 음악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줌으로써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등장했을 때 어른들은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그러나 어머니는 달랐습니다.프레슬리나 로큰롤이 젊은이에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내가 프레슬리를 특히 좋아한 것은 가난한 백인출신으로 혼을 담아 노래를 불렀기 때문입니다.그는 내 뿌리같은 존재였죠.” 클린턴은 중.고교시절 아칸소주 학생오케스트라의 수석 색소폰 연주자였다.한때 음악공부를 위해 유럽에 갈 생각도 했으나 포기했다.당시는 색소폰을 부는 것만으로 풍족하게 살 수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밤과 낮을 뒤바꿔 살아야 하는 것도 싫었다.그는 또“78년 힐러리와 런던거리를 거닐다가 무심결에'첼시 모닝'이라는 노래를 함께 불렀죠.그때 딸을 낳으면 첼시라고 하기로 했어요”라며 딸 첼시의 이름을 짓게 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이 프로가 방영된뒤 미국 언론들은 화이트워터사건,폴라 존스의 성희롱 고소,대선자금 불법모금등 온갖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이 60% 안팎의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를 베이비 붐 세대의 기수인 클린턴이 같은 세대의 정서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회자 사이먼도“클린턴은 첫 베이비 붐 세대 대통령이고,2차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첫 대통령이지만 내게는 첫 로큰롤 대통령”이라고 말해 그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워싱턴=이재학 특파원

<사진설명>

지난 93년1월 대통령 취임행사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클린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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