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출마 선언한 한영수 자민련 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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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대통령후보 경선참여를 공식선언한 한영수(韓英洙.63.전국구)부총재는 5선의 골수 야당인. 6.24전당대회에서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후보-당권 만장일치를 추진했던 주류측의 기대는 깨졌다.

韓부총재는 70년대 중반 이철승(李哲承)대표의 구신민당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민한당 정책위의장도 거쳤다.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체제의 통합민주당에 참여했었다.

고려대 정외과 출신인 韓부총재는 기회포착에 능하고 말을 잘한다.독불장군이어서 추종자가 없다는 평도 있다.술.담배도 않는다.

82년 서슬퍼런 전두환(全斗煥)대통령 시절,3선의원이었던 그는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의에서“이 정권은 피를 보고 출범했다.정권이 끝날 때까지 이 비극은 따라다닐것”이라며“김대중(金大中)씨를 비롯한 정치범을 즉각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관제(官制)야당이었던 민한당 유치송(柳致松)총재에 대한 당권 도전을 앞두고 선명성 시위도 곁들인 것이었지만 어쨌든 全대통령을 격분시켜 파란이 일었다.발언이후 그는 안기부의 집요한 감시대상이 됐고'여자문제'로 구속되기도 했다.9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김대중 단일후보 분위기를 깨고 경선도전을 선언했다가 중도포기,탈당한 일이 있다.

정주영(鄭周永)씨의 국민당에 입당,신민당을 거쳐 자민련에 합류한 뒤엔 김종필총재의 총애를 받아 원내총무.15대총선 선거대책본부장까지 지냈지만 그의'반골'기질은 죽지 않은것같다.

이철승.김영삼(金泳三).김대중.이기택(李基澤).유치송.정주영.김종필씨등 야당총재들을 20여년간 두루 겪어온 韓부총재는“내가 그들만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듯하다.

그는 5일 경선참여 기자회견에서“한국 야당이 80년 서울의 봄.87년의 실패,그리고 92년의 혼돈을 되풀이해 국민을 걱정속에 빠뜨려선 안되겠다는 신념으로 나서게 됐다”고 했다.

김대중.김종필총재의 후보단일화로도 집권이 어려우니 제3의 후보로 나섰다는 얘기도 했다.그러나 어떤 비전,어떤 정책,어떤 수단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부인 박인숙(朴仁淑.52)씨와 1남2녀.공직자 재산 신고액은 3억3천3백만원.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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