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21. 디벗마크에서의 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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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이 디벗마크 중간에 있을 때

▶ 공이 디벗마크 뒤쪽에 있을 때

드라이브 샷을 멋지게 날리고 페어웨이로 나갔는데 공이 하필 디벗 마크에 들어가 있을 때의 기분을 아시죠? 샷을 하기도 어렵고, 거리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 장애물 아닌 장애물. 바로 디벗 마크입니다.

'디벗'이란 클럽에 맞아 뜯겨나간 잔디 조각을 말해요. 그러니 흔히 얘기하는 "공이 '디벗' 안에 들어갔다"는 표현보다는 "공이 '디벗 마크' 안으로 들어갔다"는 게 정확하지요.

어쨌든 디벗 마크에 놓인 공을 치기 위해서는 세트업도 스윙도 달라져야 해요. 그리고 디벗 마크의 어느 부분에 공이 놓여 있느냐에 따라 샷하는 방법도 달리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뒤땅을 치지 말아야 하는 거예요. 뒤땅을 쳐 클럽헤드와 공 사이에 흙이 끼면 벙커샷을 할 때처럼 공이 조금밖에 날아가지 못해요.

공이 사진B처럼 디벗 마크의 한가운데에 들어가 있는 경우부터 볼까요. 이럴 때 저는 평소보다 한 클럽 짧게 잡고 강한 샷을 해요. 예를 들어 핀까지 150야드 남았다면 평소엔 7번 아이언을 잡지만 디벗 마크에선 8번 아이언을 잡는답니다. 평소보다 더 가파른 다운 블로로 찍어치기 위해서예요.

짧은 클럽을 선택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그만큼 거리가 짧아지지요. 하지만 클럽 페이스를 약간 닫아준다는 기분을 갖고 강하게 임팩트하면 공이 생각보다 뜨지 않아 원하는 거리만큼 보낼 수가 있어요.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경험과 숙달이 필요하겠지요.

아직 경험이 적은 분이라면 평소보다 긴 클럽을 선택한 뒤 조금 짧게 잡고 치는 것도 요령이에요. 하지만 썩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정상적인 페어웨이에서처럼 샷을 하다가 뒤땅을 쳐 공이 바로 앞에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거든요. 아무래도 디벗이 신경이 쓰이면 임팩트 때 고개를 든다거나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면서 뒤땅을 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에요. 한마디로 샷을 망치는 거지요. 그러니 눈을 공에서 끝까지 떼지 말고 다운 블로로 공을 먼저 때려 깨끗이 쳐내는 게 핵심이에요.

정확한 다운 블로 샷을 하기 위해서는 사진A에서 보듯 공을 오른발 쪽에 오도록 자세를 잡는 게 좋습니다. 양 발의 간격은 평소보다 약간 좁혀 정확성을 기하도록 하세요.

사진C는 디벗 마크의 뒤쪽에 공이 놓인 경우예요. 디벗 마크 가운데에 놓인 경우보다 샷을 하기가 쉬울 거예요. 이럴 땐 반대로 클럽 페이스를 약간 열어주는 기분으로 깨끗이 쓸어 치도록 하세요. 굳이 까다롭게 가파른 다운 블로로 샷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이에요.

또 거꾸로 디벗 마크의 앞쪽 경계에 공이 놓여 있다면 크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요. 공의 앞부분에 페어웨이 잔디가 있기 때문에 평소와 같이 샷을 해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샷을 한 뒤 디벗이 떨어져 나가면 어떻게 하나요. 아시겠지만 떨어져 나간 디벗을 주워 와 그 자리에 얹어놓고 밟아주는 게 에티켓이에요. 모든 분이 그렇게 한다면 디벗 마크도 안 생길 것이고, 그러면 특별한 샷을 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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