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 원정 경기에서 92-76으로 완승을 거뒀다. KT&G의 주희정은 19득점·어시스트 13개·리바운드 7개로 맹활약했다. 트리플더블에 리바운드 3개가 모자랐다. 2연패에서 탈출한 KT&G는 공동 5위로 올라서면서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KT&G 주희정(中)이 전자랜드 황성인(左)의 수비를 피해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주희정은 19득점·7리바운드·13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인천=뉴시스]
주희정을 축으로 한 KT&G는 전자랜드를 만나 특유의 속도전을 벌였다. 최근 ‘체력이 떨어져서 느려졌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힘차게 달렸다. KT&G는 경기 초반부터 시작한 몰아치기로 전자랜드의 혼을 뺐다. 주희정은 “우리 팀 컬러를 찾기 위해 오늘은 특별히 더 달렸다”고 말했다.
KT&G는 달리지 못하면 장점이 없는 팀이다. 주전들의 키가 작은 약점을 상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주희정은 이를 악물고 더 뛰었다. 그는 경기 후 “3쿼터쯤 트리플더블에 근접했다는 걸 알았다. 기록을 의식하다 보니 오히려 트리플더블 달성이 안 되더라. 다음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뛰겠다”며 여유 있게 웃었다.
전자랜드는 최근 네 차례 경기에서 10점 차 이상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전자랜드는 15승19패(7위)를 기록하며 8위 오리온스에 반 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전자랜드와 계약이 끝나는 최희암 감독은 시즌 전 야심차게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최 감독의 마음과는 달리 시즌 초반 8위까지 추락했다. 아슬아슬하게 5위까지 올라간 지난해 12월 19일엔 밝은 빛이 보였다. ‘6강 보증수표’ 서장훈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전자랜드가 서장훈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스피드 앞에서 무력해지는 약점 탓이다. 이는 ‘번개 가드’ 주희정을 앞세운 KT&G 앞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자랜드는 전반전이 끝났을 때 40-56으로 KT&G에 뒤졌다. KT&G는 고비 때마다 3점슛 8개가 터진 반면 전자랜드는 노마크 찬스에도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KT&G의 스피드에 밀렸을 뿐 아니라 센터 서장훈이 골밑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높이의 우위마저 살리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 한때 7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더 이상 점수를 좁힐 수 없었다.
인천=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