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뚫리는 전철·도로, 아파트 값도 뚫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도로가 생기고 전철·지하철역이 들어서면 일대 부동산값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기도 의정부 일대 아파트는 2006년 말 경원선 복선전철(의정부~동두천) 개통 효과를 톡톡히 봤다. 녹양역과 가까운 의정부 녹양힐스테이트 105㎡는 개통 한 달 만에 5000만원이 뛰었다. 인근 역세권 단지도 당시 수천만원 올랐다. 전철 개통으로 서울 출퇴근이 한결 쉬워진 데다 역 주변을 중심으로 편의시설 등 각종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이다.

10년 전 충남 아산만 일대 땅값은 ㎡당 10만원 안팎 수준이었다. 그러다 2002년을 전후해 ㎡당 50만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서울과 목포를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이 지역이 서해안의 핵심 발전 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불경기 속에서도 새로 들어서는 도로와 지하철 주변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올해 서울·수도권에서 개통하는 지하철·복선전철과 고속도로가 적지 않다. 주요 전철망으로는 서울지하철 9호선(김포공항~강남 교보타워사거리), 경의선 복선전철(문산~성산), 인천지하철1호선 연장선(동막~송도국제도시) 등이다. 올해 뚫리는 서울~용인(22.9㎞), 서울~춘천(61.4㎞), 김포~관산 고속도로(24.8㎞) 나들목 지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하철 9호선·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

서울 강서~여의도~강남을 일직선으로 잇는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개통(5월 예정) 수혜지는 강서구 가양·마곡·염창동과 영등포구 당산동 등 서남부권 일대다. 지하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면 강서지역에서 30분이면 강남에 닿는다.

지하철 9호선 주변에서 방화동 방화푸르지오(82~138㎡ 341가구)가 6월 집들이한다. 인근 공항동에서는 강서센트레빌(72~145㎡ 215가구)이 3월 입주한다. 방화동 스피드공인 김연례 사장은 “입주 단지를 잡으면 지하철 개통에 따른 프리미엄과 새 아파트라는 이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과 환승하는 당산역 주변도 관심 지역이다. 당산동 귀빈공인 관계자는 “9호선 개통 후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집주인이 많아 매물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당산4구역을 재개발해 9월께 195가구(77~192㎡)를 분양할 예정이다. 당산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동작구 노량진과 흑석동 일대도 9호선 개통을 반기는 곳이다. 5월에 분양 예정인 흑석뉴타운 5구역은 9호선 흑석역(가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역세권 단지인 흑석동 명수대현대는 교통 여건 기대감에 시장 침체 속에서도 호가가 상승세다. 이 아파트 145㎡는 2년 새 3억원가량 올라 8억원을 호가한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산~성산을 잇는 경의선 복선 전철(6월 개통) 역 주변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전철이 뚫리면 파주·고양에서 서울 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일산에서 성산동까지 10~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성산역에서 지하철 6호선을 갈아탈 수 있다. 그만큼 서울 도심과 강남권 진입이 쉬워지는 것이다. 파주 교하신도시와 고양시 탄현·일산·풍동 일대는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의 수혜지다. 교하신도시의 경우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이외에도 자유로 장월나들목과 김포시를 잇는 김포~관산 도로가 올해 뚫릴 예정이어서 서울 접근성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이곳에는 2007년 말 선보인 동시 분양 아파트 중 삼부르네상스·남양휴튼·두산위브 등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 후반~1100만원 선이다.

신규 분양 물량도 많다. 한양은 올 상반기 교하신도시에서 78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의선 운정역을 이용할 수 있다. 동문건설은 5월께 경의선 문산역이 가까운 파주 문산읍에서 309가구를 내놓는다.

고양 식사지구와 덕이지구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일산·교하도시와 가까워 이들 신도시의 생활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계약 후 바로 팔 수 있다.

인천에서는 8월 개통하는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역세권 단지가 관심을 끈다. 풍림아이원·한진해모로 등 송도국제도시 입주 아파트 등이 수혜 단지다. 송도동 소망공인 김미경 사장은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으로 송도도 이제 지하철 시대를 맞게 된다”며 “올해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까지 뚫리면 일대 부동산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 국제도시에서 올해 주상복합과 아파트 등 26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수원·용인·남양주 고속도로 지난다

올해 개통될 주요 고속도로 나들목 주변 지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택 수요자에게 관심을 끄는 도로는 용인 영덕동과 강남구 세곡동을 잇는 용인~서울 고속화도로다. 수혜 지역은 용인 동천·상현·성복·신봉동과 흥덕지구, 수원 영통지역 등이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용인 수지지역에서 강남까지 10~15분이면 닿는다. 수원 영통에서는 20여 분이면 강남까지 갈 수 있다.

도로 나들목과 가까운 곳에서 올해 분양될 단지가 적지 않다. 동부건설은 5월 용인 영덕동에서 센트레빌 222가구를 선보인다. 성복동에서는 고려개발이 상반기 중 성복1·2차 1314가구를 분양한다. 신봉동에서는 GS건설이 신봉자이 6차 401가구, 동천동에선 한양이 한양수자인 203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8월 개통될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시발점인 남양주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로 개통 수혜지인 남양주 와부와 화도나들목 일대는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도로가 뚫리면 이들 지역은 ‘서울 지붕 밑’으로 성큼 들어서고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와부나들목과 가까운 남양주시 화도읍 가곡리에서는 대주건설이 올해 아파트 28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늘푸른오스카빌은 와부읍 월문리에서 올 상반기 1910가구를 선보인다.  

조철현·권이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