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월드] 포성 멎은 중동

중앙일보

입력

앵커: 지구촌 소식을 중앙일보 국제부문 기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생생월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유철종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포성 멎은 중동

앵커: 20여 일간 피의 전쟁을 벌여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고 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4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1300명의 생명을 앗아간 잔인한 전쟁의 포성이 멎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앞서 18일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곧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일주일 간의 휴전을 발표했습니다. 유엔의 휴전 촉구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불태워오던 양측이 전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나온 것인데요. 아직 양측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휴전 상태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선언한 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권의 출범도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 고문 내정자는 18일 CNN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새 행정부가 중동 문제를 포함한 지구촌 이슈에 신속하게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가 취임 초부터 중동 평화협상 중재란 골치 아픈 과제를 떠안은 셈인데요. 이스라엘은 새로 출범한 오바마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미국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서둘러 휴전을 선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60년 넘게 끊이지 않는 분쟁

앵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48년부터 73년 사이 네 차례나 전쟁을 치렀죠. 양측이 철천지원수처럼 싸우는 이유가 뭔지 한 번 더 정리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양측의 분쟁은 기본적으로 서방이 빌미를 제공한 땅 싸움입니다. 유대 민족은 서기 73년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지금의 이스라엘 땅에서 쫓겨나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아왔습니다. 유대인들이 살던 땅엔 팔레스타인인들이 정착했습니다. 그런데 1918년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임 통치하고 있던 영국이 1차대전 기간 중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들에게 각각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종전 후 유엔은 유대 국가와 아랍 국가를 함께 수립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곧바로 독립국가 수립을 선포했고 이를 용납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국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전쟁이 터진 겁니다.”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앵커: 이번 전쟁의 포성은 일단 멎었지만 60년 넘은 분쟁의 실타래를 푸는 게 쉽지는 않겠네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식적으로 휴전에 합의하면 국제사회는 지금까지의 평화협상 중재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그동안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여온 주요 사안들에서 타협점을 찾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앵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은 어떤 것들이죠.
기자: 네. 우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땅 안에 있는 자치지역인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독립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 방안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의 주권 문제도 골칫거립니다.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점령하고는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오늘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유 기자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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