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위상 재조명한 책 2권 '대학의 이념' '대학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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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학의 가치가 정립되지 못한 이즈음 대학의 위상을 새겨보는 두권의 책이 출간됐다.

독일 실존철학의 대가 카를 야스퍼스의'대학의 이념'이 그 하나(학지사.이수동 번역).그는 여기서 진리탐구와 교육등 전통적인 대학의 이념을 설명하면서도 대학과 국가 관계,대학 구성원들의 역할등 사회적 측면도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2차대전후 나치정권에 의해 상실된 대학의 이념을 다시 일깨웠던 그는“대학이 학문에 이바지하고 그 학문이 인류의 지적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때 대학은 고유한 생명력을 찾게 된다”고 강조하면서도“역사적으로 국가의 위기나 변화에서 대학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정신적 지주를 창조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하나 서양지성사를 연구해온 이광주(인제대.역사학)교수도 최근 30여년동안 연구해온 대학 문제에 대한 자신의 완결판인'대학사(大學史)'를 내놓았다(민음사). 이교수는 학문의 자유.보편성.교양인등 고전적으로 서양의 대학들이 추구해온 이상들을 당시의 시대상황속에서 예리하게 분석했다.

순수 학문연구의 기치를 내건 훔볼트에 의해 설립된 베를린대에서 그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학자들의 공화국으로 평가되는 유럽대학과 지역공동체와 긴밀한 연계로 멀티버시티라고 불리는 미국대학에 대한 비교분석도 담고 있다.이 책은 한국 대학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서양의 대학발전사를 조망하면서 교육부재와 가치상실로 점철된 우리 대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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