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힘부터 빼라 … 그러면 만사형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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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서 힘부터 빼라. 오바마, 당신은 훌륭한 샷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라. 그럼 만사형통일 것이다.”

 이홍구 본지 고문(전 국무총리)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 건넨 충고다. 미국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9일 세계 8명의 전직 대통령·총리를 전화 인터뷰해 이들이 각각 오바마에게 주는 ‘통치학 원 포인트 레슨’을 전했다.

 ▶호르헤 키로가 전 볼리비아 대통령(집권 2001~2002년)=“어떤 정부든 출범 초엔 기대로 풍선이 한껏 부풀게 마련이다. 오바마 당선인도 이젠 작은바늘 하나를 준비할 때가 됐다. 풍선에 작은 구멍을 내 조금씩 바람을 뺄 필요가 있다. 특히 위기에 처했을 땐 더욱 그렇다. 당신이 마치 요술방망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절대 해선 안 될 실수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1990~1997)=“먼저 당신 자녀들이 지나치게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도록 하라. 그 나이의 아이들이 견디기 어렵다. 당신 부부가 선택한 학교에서 평범하게 생활하게 하라. 둘째로 여성의 참여와 권한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기 바란다. 당신이 이를 빨리 깨달을수록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아민 게마옐 전 레바논 대통령(1982~88)=“어려운 시기일수록 당신은 희망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비록 속으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세사르 가리비아 전 콜롬비아 대통령(1990~94)=“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는 어느 때보다 담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당신은 과거보다 훨씬 과감해져야 한다. 때론 많은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2000~2006)=“세계인은 미국이 다시 기력을 찾아 과거 몇 년 동안 악화한 위기를 수습하길 바란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주의적이며 군사적인 개입은반대한다. 당신은 군사력보다 외교역량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리카르도 라고스 전 칠레 대통령(2000~2006)=“1951년 내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 대학에 유학하기 위해 현지 공항에 내렸을 당시엔 백인과 유색인 화장실이 따로 있었다. 바로 그 나라가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바로 그 가치다. 당신 스스로 쌓아온 개인적 역량도 강력한 도덕적 힘을 가졌다.”

 ▶인데르 쿠마르 구지랄 전 인도 총리(1997~98)=“인도인은 미국 사회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오바마의 등장은 가난한 서민도 꿈을 이룰 수있다는 희망을 줬다. 우리는 거기에 열광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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