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홍보위해 귀국 신인여자가수 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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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주말'파라다이스'란 앨범으로 데뷔한 신인 여가수 허니(27). 데프레파드.미스터 빅.토토.건스 앤드 로지스등 슈퍼그룹 멤버와 프로듀서 28명을 거느리고 앨범을 만들어 국내 가요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본지 3월11일자 43면 보도〉 고교졸업(88년)후 집에서 음악을 공부하다 95년 홀연 미국에 건너가 톱스타들로부터 무보수에 가까운 도움을 받아 앨범을 만들었으니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유리병속에 갇힌 소녀 허니를 왕자님이 구해주는 동화를 바탕으로 노래를 짓고 데모테이프를 만들어 알음알음으로 연결된 프로듀서 팻 리건에게 무작정 전해줬죠.듣고난 뒤 그는'정말 네가 만든 거냐'고 눈을 크게 뜨더군요.” 그때부터 그녀 주변에 말로만 듣던 스타들이 몰려들어 연주와 편곡을 도맡게 된다.

“그들은 제 목소리가 서구 여가수와는 또다른 힘과 성적 매력이 넘친다고 그래요.아마 동양여자에 대한 호기심어린 매력을 느꼈나 봐요.” 특히 앨리스 쿠퍼.오지 오스본의 음반을 만든 일급 프로듀서 존 퍼델은 그녀의 노래를 유달리 좋아해 6월중 낼 자신의 솔로앨범에서 그녀 작품을 불렀을 정도.소식을 들은 미국 메이저 음반사들이 잇따라 출반제의를 해올만큼 그녀는 주목받았다.그녀의 허스키하고 이지적인 목소리는 확실히 기존 여가수들의 노래와는 차이가 있다.

낯선 음색과 멜로디 때문에 음악성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코드의 관습을 뛰어넘는 파격적 진행은 신인다운 공격성과 신선미를 갖추고 있다.

음반속의 강렬한 인상과는 달리 일상에서의 그녀는 일부러 성장을 멈춘 피터팬처럼 자기만의 세상속에 자족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독특한 상상력이 뭔가 신비한 것을 갈구하는 서구 뮤지션들과의 가교가 됐을까. 앨범 홍보차 귀국한 그녀는 7월 다시 미국에 건너가 콘서트를 준비하고 8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콘서트를 펼칠 계획이다.

경포대와 해운대에서 막을 열 그녀의 첫 콘서트에는 퍼델.척 라이트.케빈 밸런타인.짐 블랙등 음반 취입에 참여한 일급 뮤지션들이 함께 내한해 연주를 맡게 된다.

“외국 음악인들이 저를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은 국내 팬들이 많았으면 더 좋겠어요”라는게 그녀의 바람이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함께 내한공연할 뮤지션들과 기념촬영한 허니(아래쪽 가운데 여성).우측 아래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척 라이트,존 퍼델,팻 리건,짐 블랙.허니 바로 위는 케빈 밸런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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