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준비않고 배짱운행 - 버스인상료 첫날 거스름돈 안줘 잇단 승강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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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시내 버스요금이 일제히 오른 첫날인 26일 버스회사들이 10원짜리 거스름돈을 차안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배짱 운행을 벌여 곳곳에서 승객들과의 승강이가 벌어졌다.또 일부 토큰 판매상들은 거스름돈 불편을 핑계로 낱개로 토큰을 팔지 않고 5,10개 단위로'묶음 판매'를 강요해 시민들의'체감요금 인상'은 30원보다 훨씬 더 컸다.

이날 오전7시45분쯤 강남구역삼동 영동시장 앞에서 83-1번 버스에 오른 姜모(29.회사원)씨는 전에 쓰던 토큰을 냈다가'30원을 더 내라'는 운전기사의 요구에 1백원짜리 동전을 건넨뒤 거스름돈을 요구했으나“없는 거스름돈을 어떻게 주냐”는 운전기사의 퉁명스런 답변을 들어야 했다.

또 상암교통 5번버스등 85개 노선 대부분 버스들이 운전석 옆에 잔돈 바구니를 설치하지 않고 10원짜리 한푼 없이 운행을 계속해 승객들이 50원과 1백원짜리 동전을 내고도 거스름돈을 포기해야 했다.특히 강서구 등촌동과 염창동.성북구 안암동등 일부지역의 토큰판매상들은 토큰을 5,10개씩 묶어 팔아 시민들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이에대해 토큰 판매상 韓모(51)씨는“은행도 10원짜리 동전이 부족하다며 잘 내주려하지 않는데다 가게를 비우기도 힘들어 토큰을 5,10개들이 묶음으로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부 김정옥(金貞玉.47.서울은평구갈현동)씨는“현금을 들고 버스를 타도 반드시 잔돈을 거슬러주겠다는 서울시 말만 믿었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고 분개했다.이에대해 서울시 대중교통1과 박희수(朴喜秀)과장은“버스회사들이 반드시 차안에 동전을 준비하고 거스름돈을 핑계로 인가된 요금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행정지도를 펴겠다”고 밝혔다. 은종학.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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