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관련 법률개정작업 주도권잡기 - 재정경제원.금융개혁위원회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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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금융감독체계관련 법률개정 작업을 누가 맡느냐를 놓고 재정경제원과 금융개혁위원회.한국은행간의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첫번째 쟁점은 누가 관련법 개정안을 만들것이냐다. 금개위의 최종안이 재경원 생각과 크게 다르게 나타나자 재경원은'한은에서 감독기능을 완전히 떼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독자안을 검토하고 있다.이에대해 금개위가 법률개정 작업을 전담하는'금융개혁특별반'을 구성하자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금개위 관계자는 26일“총리실.재경원.한은.금개위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반을 구성,법률개정 작업을 하자고 김인호(金仁浩)경제수석에게 요청했다”며“대통령에게도 정식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은측은 독자적인 견해 표명보다는 금개위를 지지하는 입장. 요컨대 금개위와 한은이 재경원을 믿을수 없으니 법률개정에도 직접 참여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재경원측은“법률개정은 재경원 고유의 몫이며,강경식(姜慶植)부총리도 재경원이 맡아야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대 쟁점인 감독기능과 관련,재경원은 모든 감독기능을 떼내 금융감독위원회로 일원화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 금개위와 한은은 건전성 감독기능을 한은에 남기자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姜부총리는 최근“영국.호주.일본등 선진국 금융개혁의 공통분모를 찾아보면 우리의 해답이 나온다”고 밝혀 한은에서 감독기능을 완전히 떼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현재 이들 선진국은 중앙은행에서 감독기능을 분리해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밖에 재경원은 7명의 금통위원에 재경원차관을 포함시키고,금통위를 한은의 상위기구로 둘 방침이지만 금개위와 한은이 반대하고 있다.

이경식(李經植)한은총재는 지난 24일 세미나연설을 통해“재경원이 중앙은행 제도 자체를 부인하려 한다”며 금개위에 대한 지지와 재경원에 대한 반발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은측은“재경원차관이 금통위원으로 참석하면 정부와 사전에 통화신용정책을 협의해야 하며,한은의 독립성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원측은“재경원차관이 금통위원으로 참석,정부와 한은의 연결고리를 맡아야 한다는게 姜부총리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현곤.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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