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신보 사옥 진짜인지 논란 - '1923' 문구 새겨진 주춧돌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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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구한말 일제 침략에 펜으로 항거했던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당시 사옥으로 알려졌던 서울종로구행촌동 지상 2층 벽돌건물 주변에서 이 건물이 폐간 한참뒤 세워진 것임을 알려주는 주춧돌이 발견돼 진짜 사옥이었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지난 93년부터 근대신문 발상지로 알려진 이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이 자리에 언론계의 의견을 모아 신문박물관을 세우려던 사업을 25일 전면 보류키로 했다.문제의 주춧돌은 행촌동1의88 붉은 벽돌 건물 대지 1백40여평 한켠 장독대밑에서 발견된 것으로'DILKUSHA 1923'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딜쿠샤'는 건물주 또는 설계자의 이름을,1923은 건축당시 연대로 추정돼 1904년 영국 런던 데일리뉴스 특파원 베델(한국명 裵說)과 애국지사 양기탁(梁起鐸)에 의해 창간되고 한일합방직후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될때까지의 신문 존립 기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수십년간 이 일대에서 살아온 유태흥(兪泰興)전대법원장이“20여년전 이같은 내용이 적혀진 주춧돌을 본 적이 있다”고 서울시에 제보해 뒤늦게 밝혀진 것으로 이 건물이'가짜'일 수 있다는데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일제치하에서 통감부 소유였던 이 건물은 해방이후 자유당시절 국회원내총무를 지낸 조모씨 손으로 넘어갔다가 5.16이후 국가 소유가 됐으나 60년대 이후 현재까지 주민 18가구가 무단 입주,내부를 개조해 사용중이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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