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재 내각제 여론 급상승에 고무 독자적 출마론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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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1일 안택수(安澤秀)자민련 대변인은“따끈따끈한 정보”라며 5쪽짜리 여론조사결과 문건을 공개했다.“김종필(金鍾泌)총재의 특별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진 이 조사결과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내각제관련 조사. 이 문건에 따르면 전국 유권자 1천5백1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한 결과 내각제 지지 48.3%,대통령제 지지 34.9%로 내각제가 13.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내각제 개헌에 대한 의견도 찬성 46.2%,반대 43.9%로 미세하나마 찬성쪽이 많았다.자민련이 주장하는'내각제 국민투표'방안은 찬성이 61.3%,반대가 32.7%로 거의 두배차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상황별 정치체제 지지변화'결과는 48.3%인 내각제 지지율이 여야 3당 내각제 합의시 74.9%,국민회의-자민련 합의시 59.7%,신한국당-자민련 합의시 58.3%로 크게 상승했다.

자민련은 이런 결과에 크게 고무된 듯하다.결과공개후 바로'민의는 내각제'라는 성명까지 냈다.安대변인은“연내 내각제 성사여부의 판단시점을 6월24일 전당대회로 잡고 남은 한달동안은 내각제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론을 업고'연내 내각제 성사'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는 6월24일까지는 국민회의와의 단일화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것임을 암시하는 다른 표현이기도 해 주목을 끈다.

실제로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은 20일 저녁 국민회의 전당대회가 끝난뒤 처음으로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 부총재와 만나 자민련 전당대회 이전 공개적 협상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당대회를 치르기까지는 JP단독출마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자민련이 가장'흐뭇하게'생각하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조사와는 별도로 지난달 갤럽에 의뢰한 것인데 전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DJP중 단일후보로 누가 유리한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DJ와 JP가 거의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특히 DJ로 단일화될 때보다 JP로 단일화되는게 상대방 표를 더 흡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는 귀띔이다.

최근 김종필총재가 잇따라 국민회의에 내각제당론 수용을 강하게 요구하며 독자출마 의사를 거침없이 밝히는등'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이런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자신감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즉 국민 여론이 이미 내각제로 가 있는 마당에 자신들이 후보단일화를 위해 국민회의가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양당간 현실인식부터 큰 차이가 노정되고 있는 셈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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