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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공항항만확충경쟁>上. 공항 - 항공수요 폭발 21세기 공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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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제는 유통이다.글로벌 시대의 경제에서 항공과 해운은 유통망의 핵심을 이루는'대동맥'이다.21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통망의 중심에 서기 위해 각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특히 동북아에 이어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동남아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새 세기를 겨냥한 이 지역의 공항.항만 허브(HUB:중심축)경쟁을 2회로 나누어 살펴본다. 편집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서는 이 나라 최대의 역사(役事)인 세팡신공항 건설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22층 높이의 관제탑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길이 4천의 활주로 2개도 자리를 잡았다.연간 2천5백만명 수용규모의 여객터미널 작업장도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이러한 모습은 세팡신공항 뿐만이 아니다. 동남아 곳곳에서 새로운 공항을 짓고 기존 공항을 대폭 확장하기 위한 건설 열기가 뜨겁다.이 지역 거의 모든 나라들이 21세기'하늘의 중심'이 되기 위해 뛰고 있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10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세계 항공운송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또 2000년까지 이 지역 항공여객 수는 평균 8.7% 증가,세계평균 7.1%를 크게 웃돌고 항공화물도 16.3%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아.태지역중에도 특히 동남아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각국간 경쟁이 다른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이미 90년대초부터 동남아 각국의 허브공항 건설 경쟁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특히 내년에는 홍콩.말레이시아에 신공항이 개항되면서 공항경쟁이 본격화된다.

내년 개항예정인 말레이시아 세팡공항은 이 나라 경제성장의 상징이다.최근 10년간 8%이상 고도성장을 기록한 말레이시아는 세팡공항 건설로 동남아 물류.경제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의 2배인 3천만평 부지에 3조1천억원을 들여 건설되는 이 공항은 콸라룸푸르와 세팡 사이에 건설될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관문 역할을 맡게 된다.1차개항시 연간 여객 2천5백만명.화물 1백만,2012년 최종개항시 여객 4천5백만명 처리규모다.메인.위성터미널의 2중구조로 공항 주변에 숲을 조성해'자연미'를 강조했다. 세팡공항에 앞서 내년 4월 홍콩의 첵랍콕공항이 문을 연다.수용한계를 넘어선 현 카이탁공항의 대체공항으로 카이탁공항의 허브기능을 물려받고 홍콩의 중국반환에 따른 무역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홍콩 남쪽 25㎞ 해상에 3백79만평 규모로 건설중인 이 공항은 98년 개항시 활주로 2개에 연간 여객 3천5백만명,화물 3백만의 처리능력을 갖출 예정이다.2040년 최종완공되면 여객 8천7백만명,화물 9천만 규모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수성(守成)'의 입장이다.시설.서비스에서 수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온 창이공항은 이미 환승객비율 30%를 넘는 대표적 허브공항.이 공항은 21세기에도 지금의 지위를 이어 가기 위해 한창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우선 2000년까지 제3터미널과 제3활주로를 건설해 연간 여객처리능력을 6천만명으로 늘릴 계획. 또 제6화물터미널을 99년 완공목표로 건설해 지난해까지 11년간 지켜 온 아시아최고 항공화물공항의 지위를 이어 갈 목표를 갖고 있다.

태국 방콕은 2000년대초까지 항공교통량 증가율이 평균 9%를 넘어 서울.홍콩.싱가포르등 다른 아시아 도시의 증가율을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래 전부터 포화상태에 도달한 지금의 돈무앙공항을 대체할 제2방콕국제공항 건설계획을 세워 놓았다.

그러나 2000년까지 방콕 동쪽 농구하오 지역에 신공항을 개항한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어 1차 개항은 2008년으로 연기된 상태.대신 돈무앙공항을 확장해 올해말까지 여객처리능력을 3천5백만명으로 늘려 신공항 완공때까지의 항공수요에 대처할 예정이다. 콸라룸푸르.싱가포르=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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