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
○·리저 6단 ●·저우루이양 5단
저우루이양 5단도 리저의 살기를 느낀다. 그 바람에 59, 61이란 비상수단이 등장했다. 이런 수는 대표적인 이적수로 꼽힌다. 그러나 ‘참고도1’ 흑1로 잇는 것은 너무 정직해 백2의 요소를 당해 응수가 두절된다. 그래서 체면을 잠시 접고 속도를 내 도망치기로 했다. 63, 이곳이야말로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쟁취해야 할 요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63은 A의 절단을 노린다. 그게 싫어 백이 ‘참고도2’처럼 넘어간다면 흑은 2,4로 연결해 최상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백이 끝나는 그림이다.
말도 아닌 소리 말라며 리저는 64로 갈라버렸다. 65엔 66으로 재차 압박해 전면전으로 나간다. 눈 감고 밀어붙이는 백의 기세 탓인가. 판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A조차도 사소하게 보일 만큼 좌하 일대에 백의 거대한 파워가 모여들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