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부투 재산목록 속속 드러나 - 재산 25억弗 휴양지마다 초호화 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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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런던=정우량 특파원]16일 대통령직 사임표명으로 망명 초읽기에 들어간 세세 세코 모부투(사진)자이르 대통령이 집권 32년간 부정축재한 더러운 재산목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지는 최근 모부투의 재산명세와 부정축재방법등을 특집기사로 폭로했다.이에 따르면 모부투는 그의 집권 전성기였던 80년대 중반 최고40억달러의 재산을 축적했으며,이후 10여년간 집권연장을 위한 대규모 사병(私兵)유지와 호화 사치생활로 막대한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도처에 25억달러 상당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그는 호화 별장과 저택 소유에 남다른 욕심을 보였다.

포르투갈 솔레아의 별장은 시가 2백30만달러로 방이 12개나 된다.지하 포도주 창고엔 1930년산 포도주가 1만4천여병이나 있는데 병당 가격이 약 14만원이다.

또 스페인의 마르벨라와 마드리드,프랑스의 파리와 리비에라,벨기에 브뤼셀,스위스 사비니,아프리카의 모로코.세네갈.코트디부아르.요하네스버그등 유럽과 아프리카의 내로라하는 휴양지에는 빠짐없이 그의 호화별장이 자리잡고 있다.이밖에 그는 스위스은행에 거액의 비밀예금계좌를 갖고 있고 독일 회사,브라질 커피농장,남아프리카 호텔,세네갈.코트디부아르의 광산등에 투자하고 있다.

모부투는 대략 세가지 경로를 통해 재산을 축적했다.우선 특산물인 다이아몬드.구리.코발트를 수출하고 국영기업들이 받은 돈을 착복하는 방법이다.두번째는 자원개발권을 얻은 외국기업들이 모부투에게 바치는 뇌물들이다.외국기업은 수주액의 약 10%를 리베이트로 바쳐왔다.마지막으로 외국으로부터 오는 개발원조에 손대는 방법이다.지난 25년간 외국원조액은 총85억달러인데,이중 상당부분이 모부투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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