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여파로 돈가뭄 주류.비주류 모두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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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선을 앞둔 국민회의가'돈가뭄'으로 난리다.주류건 비주류건 다를게 없다.

한보사태 여파가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도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한보사태로 외부의 돈줄이 거의 끊겼는데'접대'를 기대하는 대의원들의 태도는 여전하기 때문이다.한 당직자는“93년 최고위원 경선때만 해도 부잣집 잔치를 연상시킬 정도로 축제분위기였는데…”라며“자금사정이 어렵다보니 대선후보.총재경선인데도 열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15개 시.도별로 3~5명의 의원지원팀을 짜 운동을 펴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주류측은'실탄'지급 없이 경비를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케 하고 있다.

호남출신의 한 의원은 며칠전 3천만원을 대출받았다.중앙당 후원금과 지구당 순회경비 마련을 위해서다.그는“주머니는 점점 말라가고 있는데 아직도 노골적으로'봉투'와 향응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이 없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그는“金총재의 저서와 친필휘호 복사본을 배포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지만 빈손으로 돌아나오려면 뒤통수가 근질거린다”고 털어놨다.

주류측 한 당직자는“재력이 달리는 일부 의원은 아예 지구당 순회에 불참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밝혔다.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정대철(鄭大哲)부총재의 비주류측 사정도 매한가지다.

지방순회중에도'실탄'마련을 위해 부리나케 서울을 다녀가고 있다.그나마 큰돈을 만져보기는 어렵고 친지.친구들이 3백만~5백만원씩 거둬주는 십시일반(十匙一飯)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여권에 속한 후배까지 찾아다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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