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자동차시장에 새차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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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고차시장에 웬 새차.” 올해 출고된 신차가 중고차 시장에 대거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올들어 자동차메이커마다 새차를 경쟁적으로 개발.시판하면서 이뤄진 밀어내기식 판매의 후유증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장안평을 비롯한 서울시내 8개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된 97년식 승용차는 모두 6백77대.지난해 같은기간의 3백30대에 비해 두배이상 불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판매된 중고차 대수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론 이보다 훨씬 많은 새차가 매물로 나와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신차의 중고차 유입은 더욱 속도가 붙어 4월 한달간 거래된 신차만 무려 2백89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총거래대수인 1백47대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 1~4월중 업체별 거래내용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4백16대로 5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대우자동차 2백12대,기아자동차 49대등이다. 차종별로는 현대 쏘나타Ⅲ가 2백46대로 가장 많았고 대우 프린스,현대 아반떼.그랜저,대우 라노스.누비라 순이었다.

이밖에 기아 크레도스,현대 다이너스티,대우 브로엄등 거의 전 차종에 걸쳐 골고루 신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자동차 매매사업조합의 최동진(崔東晋)기획실장은“신차업계가 내수 점유율을 높이려고 새차를 공장에서 미리 출고해 놓고 이를 일선 영업소에 떠넘기는 밀어내기식 판매가 올들어 부쩍 늘어나면서 영업사원들이 이 차를 중고차시장에 넘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경기불황으로 급전을 마련하려는 영세업자.샐러리맨등이 선수금만 내고 할부차를 구입한뒤 이를 되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마저 생겨나고 있어 이래저래 중고차시장의 신차유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안평 중고차업계의 한 관계자도“이같은 추세는 신차 내수시장이 앞으로도 회복될 기미가 안보여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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