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마이라이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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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마이 라이프 My Life SBS 낮12시10분

감독:브루스 조엘 루빈

주연 마이클 키턴.니콜 키드먼

가정을 꾸려나가고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가장의 슬픈 말로를 코믹 터치로 그려주는 가족시청용 영화다.40대의 남자가 신장암으로 죽어가면서 가족들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화두가 되었던'아버지'와 모티브가 같다.

사망선고를 받은 후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남기려고 비디오로 찍으면서 우스꽝스럽게 떠벌리는 마이클 키턴의 연기는 대단하다.한국어 더빙에서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의 대사를 얼마나 실감나게 되살릴지 관심거리다.

가정의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인생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것은 무엇인가를 되씹어 보게되면 이 작품의 의도를 깊이있게 읽어낸 것이다.비즈니스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주인공이 짧디짧은 삶을 앞에 두고 마음의 분을 삭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상당한 공감을 일으킬 만하다.

아기를 위해 온갖 이야기를 펼치는 모습과 하느님에게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만 살게해 달라는 애원을 하는 모습은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그러나 차분하게 홈드라마를 즐기려는 여유가 없으면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정도로 긴장감은 없다.임산부의 연기를 하는 니콜 키드먼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영화 진행에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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