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시민대토론회>5.이인제 경기도지사 - 경선.도지사織 병행문제 (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한국당 대선후보에 도전중인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도정(道政)공백 비판이다.신한국당 경선에 매달려 도지사로서의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도 의회는 李지사를 고발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李지사는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토론회장에 오는데 지사 관용차량을 이용했다면 경선주자가 아닌 도지사 자격으로 온 것인가”라는 물음에 李지사는“평소 경선활동에는 개인차량을 이용하지만 오늘만은 비서진이 미처 생각못한 것 같다”며'잘못'을 시인했다.

그러자“경기지역 경제부터 살리는게 경선출마보다 시급한 것 아니냐”“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도정이 잘 되겠느냐” “경선준비 때문에 10가지 결재를 1시간만에 해치웠다고 하는데”등의 곤혹스런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李지사는“경선운동 때문에 도정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좀 빼앗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정수행과 경선출마를 병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민선 자치시대의 도지사는 정치인이므로 대선 출마의 자유를 갖고 있으며 도지사 경험이 국가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미국에서는 주지사가 그 직책을 유지한채(정당의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예비선거와 본선에 출마할 수 있다.내가 맡겨진 직책을 함부로 버릴 경우 미국과 같은 전통을 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李지사의 지사직 유지 입장에 대해 신한국당의 경선주자들은 그다지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회창(李會昌)대표측은“李지사는 경기도민에 의해 선출된 만큼 사퇴하라 말라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홍구(李洪九).이한동(李漢東)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쪽도“경선출마에 따른 지사직 유지여부는 李지사가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