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주정부들 첨단산업 투자열풍 과학자 모셔오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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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 각 주가 과학자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각 주 정부는 컴퓨터.생명공학등 주로 첨단분야 과학자들을 자기 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구기관 설립과 학자 스카우트에 어느때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각 주가 우수한 과학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관련 첨단분야의 기업창업이 늘어나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더욱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 과학자 영입 경쟁은 특히 조지아.노스 캐롤라이나주같은 남부지방에서 더욱 치열하다.이들 주는 첨단산업에 대해 연간 수천만달러를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주에서 설립한 조지아연구연합(GRA)에 지난 4년간 1억6천만달러이상을 투자했으며 22명의 고급 과학자들을 새로 영입했다.조지아는 GRA를 생명공학분야의 메카로 키운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90년대들어 계속되고 있는 미국경제의 호황으로 각 주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도 기인하고 있다.과거 연구개발 분야는 예산경쟁에서 가장 뒷전에 밀리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투자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막대한 투자액 만큼 과학자들이 항상 훌륭한 연구결과를 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그럴 경우 투자를 10년이고,20년이고 계속하기 어렵다.

또한 과학자들이 좋은 연구결과를 낸다고 해도 그 연구가 반드시 그 주에서 상업화될 것이라는 보장도 불확실하다.연구성과가 다른 주에 있는 기업에 팔린다면 주정부로서는 닭 쫓던 개 꼴이 되는 셈. 과학자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연구시설 제공과 높은 연봉에 이끌려 스카우트돼 왔어도 경제가 다시 어려워질 경우 주정부의 지원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연구에 전력하기 어렵다.

일부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같은 장기적인 투자가 반드시 성공할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 비교기술연합의 월드 플로실라 소장은“너무 많은 주들이 비슷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모든 주들이 각기 투자하고 있는 연구분야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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