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기술표준통일 논의 - 베를린기술공대서 양국 모두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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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남북한의 기술표준 관계 담당자들이 독일에서 만나 산업표준 통일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산업표준은 공산품을 만들때 일정한 규격기준에 맞추는 것으로 현재 남한에서는 한국산업규격(KS)을,북한에선 국가규격(국규)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제계는 통일 이후 남북한 산업발전을 위해선 이 표준을 통일시켜 놓는 일이 시급하고도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옌지(延吉)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다녀온 독일 베를린 기술공대의 박성조(朴聖祚)교수는 27일“오는 9월25일께 베를린기술공대에서 남북한 표준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남북한 표준통일 문제등을 중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교수는“옌지에서 만난 북한 당국자는 최근 베를린기술공대 관계자에게 표준규격에 대해 가르쳐달라고 요청했고 베를린기술공대 측은 베를린에서 모임을 갖자고 제의해 북한 당국자들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베를린기술공대는 남한 표준 관계 담당자들도 함께 초청할 예정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남북한 참가자 명단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산업표준연구원의 황만한(黃萬漢)북한연구센터 부장은“우리는 북한의 기술표준에 대한 정확한 실정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로 북한이 이번 협상에 응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黃부장은“통일후 북한의 산업시설을 가능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표준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원의 조용남(曺龍男)협력과장은“표준연구원 관계자들이 이 문제로 북한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며“표준통일 문제를 본격 논의하기 위해선 북한측이 많은 자료를 공개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남한측 관계자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통일원에 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베를린기술공대의 朴교수는 또“나진.선봉에 옌볜(延邊)과학기술대 분교를 지을때 베를린기술공대도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의준.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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