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목욕하며 우는 영국 농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해마다 이맘때면 영국 농부들은 울며 겨자먹기식 우유목욕을 즐겨야 한다.유럽연합(EU)이 영국에 정한 우유생산 쿼터를 넘긴 수백만갤런의 우유를 하수구에 흘려보내야 하므로 어차피 버릴 우유를 피부미용(?)에 사용하는 것이다.

영국은 EU와의 협약에 따라 전체 우유소비량의 15%는 다른 유럽국가들로부터 구입해야 한다.따라서 전체 소비량의 85%가 넘는 우유는 폐기처분해야 한다.지난해 영국은 과잉생산된 우유를 폐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4천4백만파운드(약 6백40억원)의 벌금을 납부했다.올해는 과잉생산량이 8천9백만ℓ,벌금납부액이 2천4백만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스페인.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 농부들이 과잉생산한 과일과 채소를 폐기하는 대가로 영국 국민은 6천만파운드를 납부해야 한다.지난 94년 그리스산 복숭아 65만7천,스페인 전체 레몬 생산량의 97%,프랑스산 사과의 77%가 폐기됐고,EU회원국들은 그 대가를 지불했다.또 앞으로 EU의 공동어업정책(CFP)이 채택됨에 따라 매년 3백70만의 수산물을 폐기해야 할 판이다. 런던=정우량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