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0% 세일때 매출 최고 - 의류 구매담당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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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과연 몇%를 깎아줘야 물건이 잘 팔릴까.많이 깎아주면 줄수록 잘 팔릴까.” 중앙일보 시장조사팀이 국내 22개 주요백화점의 의류구매담당자(바이어)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류의 경우 할인율이 30%일때 가장 많이 팔리고 할인율이 40%를 넘어서면 판매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조사대상자들에게“그동안의 경험으로 볼때'몇%할인'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85%(60명)가 30%를 꼽았다.나머지는 20%와 50%로 꼽은 사람이 각각 4명이고 40%를 꼽은 사람이 3명이었다.

또 이번 봄철 세일기간중 의류상품들에 적용된 할인율이 평균 얼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30%할인'이 58%(39명)로 가장 많았다.그 다음은 20%할인(17명),25%전후(11명)등으로 응답했다.실제가격에 적용된 할인율이 다소 낮게 나타난 것은 노세일브랜드 상품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의 절반정도인 35명은 “할인율을 높여갈 때 어떤 지점에 이르러 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는데,고비가 되는 시점으로'40%할인'이 66%(23명)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30%할인(7명),50%할인(4명)이었다.할인율을 높이면 높일수록 잘 팔린다고 응답한 수는 두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할인율이 40%를 넘어가면 소비자들에게 재고이월상품이거나 하자가 있는 상품이란 인상을 주어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또 40%이상의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한번쯤은 판매량이 급증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제품이미지가 손상돼 이후 할인율을 50%,60%를 내세워도 잘 팔리지 않게 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나머지 절반정도의 응답자들은 제품할인율의 경우 제조업체가 정하는 경우가 많고 상품의 품질.종류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25%일때 판매량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30%를 넘으면 할인율을 아무리 높여도 판매가 줄어든다”는 조사결과(Gupta&Gooper.92년 운동화시장 조사)가 나와있다.

이번 조사를 미국 조사와 비교하면 기본적인 맥락은 같지만 할인율 수치는 더 높은 것이다.이는 최근 국내 유통업체간 경쟁이 격화돼 경쟁적으로 할인율을 높게 책정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미국 소비자들보다 높은 할인율에서 구매충동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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